2022.10.08
오후에 연극 <한남의 광시곡>을 보기 전에 대학로 <둘리네 분식>에서 식사를 했다. 자리를 잡고 앉으니 카드가 안된다는 안내부터 하셨다. 음식의 가격을 보니 그럴 만도 했다. 밥을 기다리며 식당 안을 두리번거렸다. 연세 지긋하신 부부가 운영하는데 할머니는 음식을 할아버지는 서빙을 하셨다. 가게 곳곳에 오래된 흔적은 있지만 정갈했다.
벽엔 식당 이용과 관련한 안내가 붙었는데 그 내용과 문장이 절로 입꼬리가 올라가게 하는, 매우 상냥한 문장이었다. 이를테면 이런 것, ‘두 분이 오셔서 음식 하나는 안 돼요. 음식 값이 너무 싸잖아요. 이해해 주세요.‘ 둘이 가서 한 명은 배가 고프지 않아 음식을 하나만 시키려다가도 이 안내를 읽으면 둘 다 주문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이런 상냥한 안내는 사람을 순하게 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