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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행성 쌔비Savvy Dec 14. 2023

남명렬 선종남 배우의 2인극 <한스와 그레텔>

나치 총독의 비서 한스는 총독의 심부름을 한 대가로 30년째 복역 중이다. 그를 지키는 간수도 30년째 한스를 감시한다. 간수는 복역 30년의 한스의 생일날 계속 석방을 요구하던 한스에게 꿈같은 소식을 전한다. 조건이 따라붙긴 했지만 석방 소식이었다. 한스가 그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은 30년간 자신의 복역자체가 무의미해지는 것이다. 그러나 밖엔 한결같이 그를 기다리는 아내 그레텔이 있다. 한스는 고민할 수밖에 없다.


연극 <한스와 그레텔>은 1982년 소설 「광장」의 작가 최인훈이 발표한 희곡으로 독일 나치 정권에 부역했던 루돌프 헤스를 모델로 하고 있다. 2009년 서울연극제에서 공연된 이후, 14년 만의 공연으로 이번엔 2인극으로 각색되었고 한스는 남명렬 배우가 간수는 선종남 배우가 맡았다.


한스는 나치의 심부름을 하긴 했지만 자신은 깨끗하다고 주장한다. 자신이 석방 조건을 받아들이는 것은 깨끗한 나치는 없다는 것을 시인하는 것이니 그 조건을 받아들일 수 없다. 그러나 또 다른 한스는 30년이면 자신의 깨끗함은 소명되었으니 자신을 기다리는 아내에게 돌아가도 정당하다고 여긴다. 이것은 한 사람에게 두 개의 자아를 인정하는 것이다. 이렇게 연극은 존재론에 대해 말한다.


2인극의 매력은 배우들의 연기 밀도와 팽팽한 긴장감 사이의 합을 보는 재미가 크다. 게다가 배우는 많은 대사를 소화해 내며 연극배우로의 쾌감을 맛보며 전달한다. 탄탄한 연기력을 가진 남명렬, 선종남 두 중견 배우의 2인극을 이끌어 불안한 마음 없이 볼 수 있었다.


작은 극장, 작은 무대에 올려진 연극이었지만 두 배우를 보려는 연극계 관계자들이 많이 찾아와 객석을 채웠다. <by 혜자>


최인훈 작

여온 연출

출연 남명렬 선종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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