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기억 남길 것인가 지울 것인가 연극 <풀>

창작산실 올해 신작 선정작, 이세희 작, 부새롬 연출, 김정 신윤지 출연

by 소행성 쌔비Savvy

아픈 상실의 기억 남길 것인가, 지울 것인가?

2040년 서울의 한 연구소. 뇌과학자 교수는 코마 환자 치료를 위한 기억 프로그램을 만들고 자신이 직접 코마 환자가 경험하게 될 가상세계로 들어간다. 교수의 기억이 아닌 상실을 경험한 타인의 기억으로 들어간 것이 분명한데 계속 ‘데이터 일치’라는 오류와 만난다. 도대체 이 데이터는 누구의 데이터이며 무슨 이유로 교수의 데이터와 일치하는 것인가?


연극은 기억하기와 기억 지우기를 이야기하며, 동시에 아프게 자리 잡은 상실의 기억을 어떻게 할 것인가 질문한다.

교수가 가상세계에서 만난 상실은 어찌 보면 ‘뭐 그 정도로 이렇게 힘들어해?’ 라거나 ‘지겹게 아직도 그 이야기를 붙들고 살아’라고 힐난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저마다의 기억은 한 사람을 흔들거나 지탱시키는 힘이 될 수도 있다.


다소 묵직하고 어려운 주제를 연극은 따듯한 색채와 분위기로 경쾌하게 풀어냈다. 영상이 아주 큰 몫을 담당했다. 가상세계와 현실세계는 지문을 대사로 처리함으로써 구별했는데 부새롬 연출의 계산된 방법이었다고 관객과의 대화에서 밝혔다.


참여한 배우도 연출도 작품이 어렵다는 생각을 해서 ‘어렵다’는 단어를 금지어로 두고 같이 고민하고 발전시켰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다양한 장치와 배우들의 빼어난 연기로 관객은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신나게 헤엄칠 수 있다. 다만 몇몇 상징은 이해가 안 되었지만 이 정도의 의심은 작품에 대한 배려다.


새해 첫 작품으로 성공적이었다. 아마도 올해는 인공지능 이슈의 작품을 자주 보게 될 것 같다. <POOL풀>을 최양현 작 이태린 연출의 <시뮬라시옹>과 비교해 보면 좋을 것 같다.


이세희 작

부새롬 연출

출연/ 김정 정한 신윤지 신정원 류원준 김별

달나라동백꽃 작품 @8uoowmoon8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선정작품 @arkosel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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