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 아침밥상_냉장고를 비워라
아침에 알람이 울리고 벌떡 일어나지 못하면 남편은 내게 아침 생각이 없다고 자신없는 소리로 말한다. 그러나 나는 남편의 ‘아침 생각이 없다’는 말을 믿지 않는다.
내가 게으름을 피울땐 그저 믿는 구석이 있기 때문이다. 오늘도 그런 날이다.
찬밥이 밥솥에 조금 있었다. 그 밥을 끓이고(이 때 절대로 밥을 휘젓지 않는다. 그럼 밥알이 뭉개져 환자의 죽처럼 된다) 냉장고를 뒤져 상을 차렸다.
시금치볶음, 동치미 무, 햄과 계란으로 단촐하게 시작한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