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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평 한우로 만나는 풍성한 생고기비빔밥 한 그릇

함평 <남매식당>, 맑은 선지국과 호흡 맞추고 고추장으로 악센트!

20년만에 함평에 다녀왔다. 처음 함평에 간 것은 나비축제 때였다. 당시 함평의 나비축제는 인기가 높아 사람도 많았다. 그 때 함평의 한우가 유명하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번에는 지나가는 길이었다. 무안에서 일을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는 길, 서운하지 않을 점심을 먹고 싶었다. 고기라도 굽고 싶었지만 남편이 긴 운전을 앞두고 있어서 가볍게 육회비빔밥을 먹기로 했다. 마침 믿을만한 맛집 추천자로부터 함평의 비빕밥 집을 소개 받아 설레는 마음으로 음식점을 찾았다.


 <남매식당>은 함평군청 인근이었다. 군청 앞에 적당히 주차를 하고 음식점으로 들어갔다. '비빔밥 전문' 이라는 안내도 좋았지만 시간을 그대로 담은 낡은 간판도 좋았다. 입구에 들어서니 손님을 응대하는 계산대가 있고 홀은 긴 복도에 마주본 작은 방이 대신했다. (이 건물은 오래 전에는 여관이 아니었을까하는 생각을 잠시 했다)


점심 시간 전이라 사람이 많지 않았다. 우리 옆에 앉아 식사를 하시던 분들은 하나같이 돌솥비빔밥을 드시고 계셨다.남편과 나는 생고기비빔밥 특을 주문했다. 특은 보통보다 3,000원이 비쌌다. 분명 고기가 많이 얹어졌을 것이다.

밥을 먹기 전에 큰 대접에 맑은 선지국이 나왔다. 지금까지 나는 이렇게 맑은 선지국을 본 적이 없다. 맑은 선지국이라...자신감이다. 한 숟가락 떠서 먹는다. 국물은 시원하고 선지는 고소하다.

드디어 비빔밥, 생고기와 채소가 적당히 얹어진 육회 비빔밥이다. 고기 빛깔도 좋다. 밥을 비비기 전에 간을 볼 겸 고추장을 살짝 찍어 먹었다. 순간!!!!!! "와 이 집은 진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추장이 정말 좋았기 때문이다. 짠맛과 단맛의 균형이 좋았다. 보통 비빔밥의 고추장을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덜 달게 느껴질 것이다. 하지만 이 정도라야 한다. 그래야 고기 맛을 해치지 않는다. 더 달면 고기맛은 느낄 수 없고 고추장 맛만 기억에 남는 비빔밥이 된다.


한 그릇 깨끗하게 먹었다. 같이 나온 반찬들도 모두 좋았다. 기분이 좋았다. 밥 그릇을 비우고 고추장을 몇 번 더 찍어 먹었다.


나오면서 고추장 맛이 참 좋다하니 주인 아주머니가 밝은 표정으로 "장도 직접 담그고 반찬도 모두 직접 합니다."라고 답해주셨다.

다음에 다시 함평에 가면 이 집에서 생고기 한 접시 시켜 소주를 마실 것이다. 그 때 안주는 고추장이 될 지도 모르겠다.


전라남도 함평군 함평읍 기각리 809 (061-322-2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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