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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오올리오 5천원! 온갖 치장 빼고 맛에만 집중

한성대입구역 파스타집 <아삐에디>,  착한 가격에 더 착한  맛 자랑

사진 왼쪽은 계란 노른자로 비빈 까르보나라, 오른쪽은 파스타의 기본 알리오올리오. 이 까르보나라를 먹고 싶으면 소스없이 해달라고 주문하면 된다. 각각 7천원과 5천원.


파스타를 좋아한다. 아니 탄수화물을 참 좋아한다.

파스타라는 음식을 알게 된 것은 아마도 대학 졸업하고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면서 일 것이다. 가끔 갔던 소렌토에서 시작되었던 것 같다. 우리 엄마는 전라도 촌사람이라 엄마의 밥상에는 짜장밥 이외의 외국산 음식은 오르지 않았다. 게다가 우리집은 외식도 없었고 군것질도 잘하지 않았으니 파스타를 나이들어 접한 것은 너무 당연한 일이다(나이가 들었다해도 90년대 초중반이다). 친구들과 분위기를 내느라 소렌토나 아지오에서 파스타를 먹었고 이후엔 광화문 뽐모도로에서 먹었다. 30대 중반 이후부터는 내가 직접 파스타를 해먹기 시작했고, 다양한 음식점을 다니며 또 다양한 형태의 파스타를 먹으면서 맛이 있는 파스타의 조건을 알게 되었다.


난 일단 양파나 당근(당근이라니!!) 등을 넣어 풍성하게 보이게 한 파스타를 좋아하지 않는다. 파스타는 알리오올리오! 아니면 오일을 듬뿍 넣은 봉골레가 좋다. 면도 탱탱하게 살아서 씹는 맛도 있어야 한다. 어설픈 토마토 소스로 범벅한 것도 싫다. 최대한 담백하게 파스타 면과 오일 맛 그리고 액센트를 주는 다른 재료의 맛만 나는 것이 좋다. 그런 의미에서 파스타 집은 많아졌지만 맛있는 파스타 집의 비율은 더 낮아진 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있는 집은 많다.

오늘은 우리 동네 성북동의 파스타집, 이태리에서 음식을 배우고 오랫동안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요리를 하신 계세언 요리사님 1인 음식점 <아삐에디>다. 돈암동에서 같은 이름으로 운영하시다 지난 8월 한성대입구역 쪽으로 옮기셨다. 규모와 메뉴를 줄이고 파스타만 집중적으로 한다.

1년간 100가지 파스타를 선보이는 프로젝트, 내가 방문한 날은 11번째 파스타로 체리토마토생크림 링귀네였다.

무엇보다 매력적인 것이 1년간 100가지의 파스타를 선보인다는 프로젝트다. 1년이 52주이니 일주일에 2가지 메뉴 이외의 파스타를 내놓으신다는 것이다. 파스타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얾나 매력적인가!

게다가 가격을 보라! 파스타의 기본 알리오올리오는 단 돈 5천 원이다. 그렇다고 파스타에 요즘 흔히 사용한다는 스톡(조미료)도 사용하지 않는다. 면과 오일, 액센트를 주는 다른 부재료만으로 기본에 충실한 담백한 파스타다. 당분간 나는 자주 가게 될 것 같다.


매장은 매우 작다, 2인석 테이블 두 개와 벽을 바라보는 바 형태의 자리 3석이 전부다. 한성대 입구역 1번 출구로 나와 그 방향으로 걷는다. 스타벅스와 신한은행을 지나 온누리스타약국을 끼고 골목으로 들어가면 간판도 걸지 않은 <아삐에디>를 만날 수 있다. 문이 잠겨 있으면 전화를 걸면 된다. 근처에 계시면 바로 오셔서 파스타를 만들어 주신다.


가격에 거품이 없고 맛에만 집중한 이런 파스타집을 정말 오래 기다렸다.


이 집 문 닫았다가 다시 오픈했어요.

현재(2022.07) 주소는 서울 성북구 삼선교로10길 26

알리오올리오는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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