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희의 <세여자>로 만나는 한국 사회주의의 흥망성쇄
2017년에 발행된 조선희 작가의 <세여자>는 일단 무척 재미있는 소설이다. 1900년에서 1904년 사이에 앞 다투어 태어난 여자 셋과 그녀를 둘러싼 남자들이 겪어낸 시대에 대한 이야기다. 이야기는 1920년 상해에서 시작되어 56년까지 전개된다. 이 기간 동안 이들은 사랑하고 치열하게 공부하고 싸운다. 무엇보다 철저한 반공교육으로 금기시 되었던 우리나라 사회주의의 태동부터 사멸되는 과정이 매우 사실적으로 그려진다. 소설 속 등장인물은 모두 실존인물이며 사건도 모두 실재했다. 다만 우리가 철저히 몰랐을 뿐이다.
이렇게 재미도 의미도 있는 소설의 존재를 왜 이제야 알게되었을까? 그리고 출판사는 뭘 했기에 이런 소설을 이렇게 팔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1920년 우리의 청춘들은 지금 우리보다 몇 배는 똑똑했고 적극적이었고 멋있었다. 이 책을 덮으며 지금 우리가 어떤 역사적 소용돌이와 희생을 겪고 살고 있는지가 정확하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