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오일>, 배우들의 호연과 탄탄한 이야기가 주는 정극의 즐거움
엘라 힉슨의 희곡, 연극 <오일>은 한 마디로 끝내줬다. 연극을 보면서 이 연극이 좀 천천히 끝나기를 바랐지만 100분 만에 끝나 버렸다.
내가 이 희곡을 알았겠나? 전혀! 그저 이자람 씨 팬으로 그가 출연한다기에 어렵게 표를 예매하고 손꼽아 기다리며 예매 사이트에 나온 정보만을 넣고 갔다.
1889년 영국 콘월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1908년 영국의 식민지였덩 테헤란으로 1970년 햄스테드, 2021년 바그다드 그리고 2051년 다시 영국의 콘월로 돌아와 끝을 맺는다.
제목이 말하는 바와 같이 연극은 석유의 탄생 그리고 그 석유를 탈취하기 위한 강대국의 식민, 이어 석유가 고갈될 것이라 보는 2051년까지 석유의 탄생과 죽음에 소수자 여성의 삶을 얹어서 보여준다.
주인공 메이(이자람)는 춥고 배고픔을 자신의 아이에게 대물림 하지 않기 위해 가정을 박차고 나와 싱글맘으로 겪어야하는 어려움을 극복하며 당당히 자신의 일을 해낸다. 그러나 딸 에이미(박정원)에게는 가정을 이루며 살라 설득한다.
엄마 메이가 새로운 에너지였던 석유를 만나 모험을 시작했듯 딸 에이미도 2051년의 새로운 에너지원인 핵에 매료 당한다.
1889년 메이의 삶은 다양한 형태와 모습으로 2051년까지 이어지며 여성 에이미를 통해 산업화와 식민지 그리고 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자연스럽게 이야기 한다.
대사의 밀도는 높고 배우들의 연기는 고르게 좋다. 특히 첫 장면 춥고 어두운 콘월 농장의 식사 풍경은 마치 고흐의 <감자 먹는 사람들>을 연상케한다.
<고도를 기다리며> 볼 때마다 느꼈던 그 꽉찬 느낌을 <오일>을 보면서도 느꼈다. 국내 초연인 이 극은 원래 165분이라는데 원극대로 공연을 보고싶다는 욕심이 들었다. 이 연극을 시작으로 극단 <풍경>의 박정희 연출의 극을 찾아 봐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이자람 씨, 잘할 줄 알았지만 정말 잘했다. 매 다른 쟝르에서 늘 멋진 무대를 보여주니 팬이 안될 수가 없다. 특히 이번 극에선 딸 역을 맡은 박정원 배우와의 합도 참 좋았다.
한가지 궁금증, 딸 에이미의 맨발에는 어떤 의도가 담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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