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성북동소행성의 정월대보름

이웃 친구들과 같이 보낸 즐거운 정월대보름 

결혼을 하고 추석, 설날 음식은 못챙겨도 한 해의 안녕과 평화를 기원하는 정월 대보름 음식은 챙기려 노력한다. 오곡밥과 묵나물, 부럼과 귀밝이술이면 충분하다. 

남편과 둘이 지낼 때도 정월대보름 음식은 꼭 챙겼다. 혼자서 조금씩 해서 두어 끼를 행복하게 먹었다. 

이번에는 성북동소행성을 놀이터 삼아 노는 친구들과 같이 보내기로 했다. 음식은 각자 조금씩 형편대로 솜씨대로 준비하기로 했다. 


그리하여 완성된 정월대보름 밥상이다. 

묵나물은 올해 처음으로 묵나물을 무쳐봤다는 혜나가 맡았다. 그런데 솜씨가 나보다 낫다. 부드럽게 삶아졌고 간도 좋았다. 무려 5가지를 준비했다. 

오곡밥과 국 그리고 시금치 무침과 무말랭이 나물은 내가 맡았다. 맵쌀, 찹쌀, 팥, 조조, 수수, 기장, 콩을 넣어 지었다. 불리는 시간도  삶는 시간도 제각각이라 오곡밥 짓는 데는 시간이 많이 걸린다. 국은 들깨 시래기 된장국을 준비했다. 오곡밥과 궁합이 좋다. 

무생채, 무나물은 동현이, 도라지 나물과 김치, 부럼은 제의 진경 부부가, 김은 지은이가, 귀밝이술은 국동오빠가 준비했다. 

귀밝이술은 제례용 정종으로 준비했다. 귀밝이술도 마셨으니 올해엔 더 건강하고 좋은 소리만 듣고 살았음 좋겠다. 

상에 음식을 놓기 시작하자 사진을 찍느라 분주하다. 이 다양한 종류의 나물을 언제 한 상에서 둔단 말인가, 산채정식 집이 아닌 다음에야. 

마구 벗어 놓은 친구들의 신발. 가지런한 것도 좋지만 이렇게 엉망으로 놓여진 신발도 정이 간다. 

13평 좁은 집엔 열명 정도 모여 북적인다. 가끔 피곤하기도 하지만 좋다. 

2017년 정월대보름 성북동 소행성에서 본 서울의 달이다.

이 사진은 각자의 스타일로 달을 찍는 모습이다. 사진을 찍는 제의가 찍었다. 아주 멋진 풍경이라 동의도 구하지 않고 단톡방에서 내려 받았다. 

성북동소행성 옥상의 야간 전망이다. 


단독주택에 살 길 참 잘했다. 이웃 친구들이 있어 참 좋다. 


매거진의 이전글 큰 눈을 처음 만난 날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