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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소행성 쌔비Savvy Dec 30. 2021

식사시간을 내 맘대로 정할 수 있는 자유

2021.12.29_하루 두 번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을 한다


하루에 두 번 밥을 먹기 시작한 것은 지난 해 가을 남편이 코로나 방역 아르바이트를 시작하면서 부터다. 방역 아르바이트는 회사를 그만 둔 후 하루 하루 마음을 졸이며 지내던 남편에게 꽤나 매력적인 일이었다. 아침 7시부터 낮 11시까지 동네 학교에 가서 아이들이 등교하기 전에 아이들 손이 닿는 곳을 깨끗하게 닦고 소독하는 일이었다. 출근 시간이 너무 일러 나는 아침을 챙겨주지 못했고 남편도 간단히 스프를 먹고 나갔다. 돌아오면 11시가 조금 지나 우린 제대로 된 첫 끼니는 먹었다. 그리고 6시경에 두 번째 끼니를 먹었다. 이게 제법 몸에 잘 맞았다. 그래서 그 때부터 하루에 두끼만 먹기로 남편과 얘기했다.


어느새 이렇게 식사 패턴을 맞춘지 1년이 넘었다. 아침을 먹는 날도 종종 있지만 대체로 두 끼면 괜찮다. 남편은 새벽에 일어나 책도 읽고 글도 쓰고 난 조금 늦게 일어나 침실에서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일기도 쓰고 게임도 하며 아침을 보내다 10시쯤 마루에 나와 아침을 준비한다. 직장을 다니지 않아서 식사 때를 우리의 몸과 일정에 맞출 수 있다는 것은 자유 중에서도 큰 자유다.


오늘도 우린 11시에 첫 끼니를 먹었다. 일단 쌀을 꺼내 씻고 냉장고를 들여다 보고 무엇을 먹을까 잠시 고민했다. 채소칸에 먹다 남긴 채소들이 있어 꺼내서 된장찌개를 끓이고, 매생이 나물도 꺼냈다. 어제 도착한 계란 4알을 꺼내 매운 고추 쫑쫑 썰어 넣고 계란 말이를 했다. 계란 말이를 할 땐 소금과 함께 간장을 조금 넣어 간을 한다. 그래야 감칠맛이 잘 올라온다. 때때로 새우젓으로 간을 하기도 한다.


저녁엔 오후에 도착한 매생이로 매생이굴떡국을 끓였다. 남편은 떡국을 좋아한다. 나는 떡을 좋아하지 않고 떡국도 별로다. 떡볶이를 시키면 나는 오뎅만 건져먹는다. 그런데 남편이 떡국을 좋아하는 것이 좀 편할 때가 많다. 적당한 국물만 있으면 떡을 넣어 한 그릇 만들어 주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오늘은 제대로 떡국을 끓였다.


굴을 들기름에 볶다 미리 준비한 채수를 붓고 끓으면 떡을 넣는다. 떡이 익을 즈음 간장을 넣어 간을 하고 매생이를 넣는다. 매생이는 너무 푹 끓이면 안된다. 큰 그릇에 매생이굴떡국을 크게 한그릇씩 담았다. 나처럼 떡을 좋아하지 않는 혜민씨도 제법 잘 먹었다. 매일 매일 식사를 준비하고 그 음식을 도란 도란 같이 먹는 일이 세상에서 가장 하찮지만 소중한 일이고 쉽지만 어려운 일이다. 그 일을 더 잘하고 싶다. 식사를 마치고 남편과 혜민씨는 벌떡 읽어나 설거지를 했다. 언제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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