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소행성 쌔비Savvy Jan 21. 2022

40-50년 전 엄마 부엌 찬장 안의 그릇은 K 빈티지

2022.01.20_체화정 어르신 부엌살림을 가져오다

갑작스럽게 안동에 다녀온 이유는 바로 그릇 때문이다. 아흔 해를 사시다 돌아가신 분이 사용하시셨던 그릇을 가지러 다녀 왔다. 이것들 중엔 내가 어렸을 때 우리 집에도 있던 그릇과 비슷한 것도 있었다. 대부분 40~50년 전에 생산되고 오랜 시간 돌아가신 어른의 부엌 찬장에 자리 잡고 매우 여러 사람의 시간을 만나왔을 것이다. 사용한 시간만큼 세월의 흔적도 깊다. 그릇의 꽃무늬 인쇄(명품처럼 손으로 그린 것이 아니다)는 색이 바랬고 낡았다. 하지만 이 낡음이 무척 사랑스러웠다.


이헌준 선생님께서 닦아서 챙겨 놓으신 그릇 중에 깨지지 않은 그릇과 더 이상 생산되지 않을 것 같은, 밥그릇이 무척 큰 스테인리스 그릇 등을 챙겨서 박스에 담았다. 이 그릇은 일부는 내가 사용하고 나머진 지인들과 나눌 예정이다.


빈티지, 앤틱 이런 단어를 잘 모르고 내 형편에 맞지 않아 엄두도 내지 않는다. 다만 감각적으로 이쁘게 사용할 수 있다면 우리 어르신들의 낮고 작은 찬장 안에 있던 그릇도 얼마든지 빛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매거진의 이전글 늘 조금 부족한 남편의 심부름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