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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칼국수의 채수에 대한 이상한 해석

2022.02.28_육수는 고기 삶은 물, 채소 삶은 물은 ‘채수’다


나는 면 음식을 좋아한다. 베테랑 칼국수는 아주 좋아하는 칼국수다. 어젠 유난히 칼국수가 먹고 싶어 베테랑 칼국수 밀 키트를 검색하던 중 여기 칼국수 국물이  일체의 동물 성분이 들어가지 않은 다양한 채소를 이용한 채수라는 설명을 발견했다. 그렇다면 베테랑 칼국수는 레시피에서 제안한 계란만 빼면 밀 키트를 사서 비건들도 사서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단 말이다. 신나서 내 비건 친구들에게 알렸다. 친구들도 당연히 좋아했다.


이 과정에서 든 의문, 그런데 왜 베테랑 칼국수는 이렇게 멋지게 채수로 맛있는 국물을 내면서 굳이 고기를 삶아 낸 국물이란 뜻을 가진 ‘육수’라는 표현을 쓸까?


나는 궁금했고 내 친구도 궁금했다. 고객 센터에 올라온 질문을 보니 다른 사람들도 궁금했던 모양이다. 그래서 내 친구는 질문을 남겼다. 채소만 써서 낸 국물이라면 왜 육수란 표현을 쓰느냐? 육수에 우리가 모르는 다른 뜻이 있냐?


아니란다. 베테랑 칼국수 국물은 젓갈을 포함한 일체의 동물 성분이 포함되지 않은 ‘육수’란다.


아. 심난하다. 사전에서 정의한 ‘육수’ 의미 외에 베테랑 칼국수의 채소 삶아 낸 국물엔 어떤 특별한 뜻을 가진 ‘육’이 포함된 건가?


그냥 깔끔하게 ‘채수’라고 쓰면 될 것을 왜 헷갈리게 ‘육수’라 쓰고 괜한 오해를 살까? ‘채수’라고 하면 매상이라고 떨어지는 것일까? 내 생각엔 채수라 표현하면 나 같은 채식 지향자와 비건들이 돈쭐 내줄 것 같은데 말이다.


고기나 생선 해산물을 삶아 낸 국물은 ‘육수’

채소를 삶아 낸 국물은 ‘채수’


‘채소를 삶은 물로 낸 육수’는 그러니까 ‘고기 먹는 비건’과 비슷한 표현 아닐까?


그리고 친구의 지속적인 문의에 답이 왔다.

답은 정해져 있었다. 사전이 뭐라든 사람들이 육수라고 하고 자신들은 장사를 해야하고 채수라 하면 고객은 맛이 없을 거라 여길 것이기 때문에 ‘채소 육수라고  수밖에 없다는 . 이것은 눈속임에 불과하다. 고객에게도 기업에게도 위험한 일이다.


아, 뜨거운 아이스 아메리카노 같은 채소 육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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