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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를 놓지 않는 사람의 밥상

2022.04.14_공간 사부작의 나물 밥상

한 달 전에 예약했다. 매 목, 금요일 점심과 저녁 딱 한 팀만 예약받아 밥상을 차려주는 <공간 사부작>. 광흥창역에서 홍대 넘어가는 길목에 위치한 작은 스튜디오이며 음식점으로 이영민 대표의 음식 학습소이며 실험실이다. 건물 유리 벽엔 농가월령가가 적혔고 토종 벼 나락이 걸렸다. 이번 달 주제는 나물였다.


세미 씨와 남편과 셋이 갔다. 음식이 나오기 전에 이영민 대표는 나물에 대해 이야기해 주셨다. 허브나 채소라는 로 나물 namul을 대치하기 어렵다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땅을 박차고 나온 나물은 그만큼의 에너지를 품은 식물이다. 이런 그의 이야기를 들으며 진행된 식사는 너무 좋았다.


쑥각과 생고사리로 만든 샐러드, 두릅전, 원추리, 산마늘, 머위 등의 나물 무침, 눈개승마 두부조림 그리고 홑잎나물 솥밥까지 모든 음식은 소금과 간장만으로 맛을 낸, 빼기의 조리법을 적용해 나물이 가진 각각의 풍미를 최대한 살렸다. 이영민 대표의 끊임없는 공부와 연구로 만들어 낸 결과를 편하게 먹었다.


이야기 도중 이 대표는 나도 혹시 음식과 관련한 비즈니스를  예정이냐 물었다. 종종 듣는 질문이다.  대답은 단호하게 Nope!

선생님을 모시고 진행한 요리 수업도 벅찼다. 그리고 이미 세상엔 천재적인 음식 관련 콘텐츠 보유자들이 많다.  그저 나와 남편 그리고 친구들이 같이 먹고 즐기는 수준 이상은 아니란 것을 깨달았다. 그럼에도 배우는 이유는 배우지 않으면  마저도 못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난 그저 좋아하는 사람들이 장을 담가 먹고 김치 담는 법을 알아 같이 건강하게 잘 먹고 잘 살기를 바라는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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