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용

단어에 대한 단상 [낱말의 표정]

by 사월달 april moon

포옹.
왠지 안아준다는 낱말과 비슷해서 포옥, 안아줄 것만 같은 힘으로 느껴진다.
뜻도 그다지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것은 지난날 나에게는 없었던 것.
늘 무언가에 쫓기거나,
이겨내야 한다는 압박이 있었다.
마치 ‘사방이 적’인 것처럼.

상처 받지 않으려는 적개심,
딱 선을 긋는 경계심,
바로 돌아설 듯한 의심,
그런 것들 뿐이던 나를

‘포용’해준 이들이 있었기에
그 시간들을 묵묵히, 담담히,
그렇지만 또 처절하게, 착실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리라.

그들의 성격과 특징을
‘포용’과 함께 떠올려 보니
그 낱말은 ‘존재의 크기’로 보인다.
날이 서 있던 나를 조용히 토닥여주고,
두려움에 떨던 나를 가만히 안아주고,
발버둥 치는 나를 묵묵히 건져 올려준...

그들에게 가장 고마운 것은
‘타고난 위트’와 ‘따뜻한 응시’였다.
둘의 완벽한 조합은 나를 이끈다.
똑같이 되기 위한 노력이 아니라
그들을 좋아하는 사람으로 남아도 충분함을 아는 것으로.

나는 조금, 아니 많이
진지하고, 수다스럽고, 울보이며, 겁쟁이지만
그런 나로 충분히 그들을 사랑하겠노라고
차라리 그런 선언을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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