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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사월나무 May 26. 2023

길에서 만난 선물

차로 꽉 찬 대로변을 지나 걸어 들어온 곳은

고요하고 적막한 새로운 세계

이리 오라는 숲내음 소리를 따라

몸이 이끄는 대로 가본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기만 해도

장미와 발걸음을 맞출 수 있다니

꽃선물에 다리 아픈 것도 잊는다.





지칠 무렵 보이는 곧은길

바닥은 이리 닳고 저리 닳아 흐릿한데

멀리 보이는 반가운 벤치

긴 여정 잠시 쉴 곳을 먼저 마련해 주어 고맙구나.





울창하고도 아담한 초록정원

나무며 풀이며 앉을 곳이며 다 모아놓은 선물세트 같아

탄성을 지르며 한동안 움직이지 못하다가

아이처럼 빙글빙글 돌아본다.





가 뉘엿뉘엿 질 무렵 담장 올려다 보기

그림자처럼 보이는 소나무와 장미의 콜라보 전시회

우아아앙 하늘을 가르며 특별출연한 비행기

때마침 등장한 당첨복권 같다.





곧은 나무 곧은길, 편안히 잘 닦인 길

이젠 집에 돌아가야 하는 길

특별해 보이지 않아도

 길 자체가 선물이었음을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이 큰 감사였음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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