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월나무 May 29. 2023

비둘기 파파라치

캠핑존에 깜짝 방문한 비둘기 부부

주변을 뱅뱅 돌며 시찰을 하다 가더니

잠시 뒤 둘이서 한 번 더 방문했다.


한 마리는 날씬하고 한 마리는 배가 뚱뚱한 걸 보면

산속에서 알 낳을 곳을 물색하는 것일까

아니면 그저 익숙한 곳을 걸어서 탐방하는 것일까


저녁 산책을 마치고 잠시 쉬는데

아까 지나갔던 배뚱뚱이 비둘기 한 마리 재등장

이번엔 친구 없이 혼자 방문했다.


점점 가까이 오는 비둘기

캠핑벤치 쪽으로 계속 걸어서 전진 전진


너도 피크닉 존이 필요했던 거니

아니면 숨을 곳을 찾는 거니

아늑한 지붕을 그리워하는 비둘기 한 마리


드디어 찾았다는 듯 벤치 아래를 돌아다니다가

좁은 틈으로 빠져나가 버렸다.


이젠 다른 곳으로 가고 싶은 거니

허리를 굽혀 사진을 찍어대는 사람을 뒤로하고

제 갈 길 총총 가는 너


탐색을 끝내고 방향을 바꾼 비둘기

계속 가까이 오는 가 반가워

쫓아다니며 사진을 찍어대고

지금도 널 생각하고 있는 나는

비둘기 파파라치

매거진의 이전글 길에서 만난 선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