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사월나무 May 18. 2023

불면을 동반한 낭만


차에서 내리자마자 꽉 차는 숲내음

향기에 설레고

물소리에 가슴이 뛰고

새소리에 겁다.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밖에서 구워서 쌈 싸 먹는 고기만큼

꿀맛인 게 또 있을까.


까아아악 까마귀들도

근처까지 날아와 조심스레 인사하는 걸 보면

우리가 반가웠을지도 모른다.


날은 어두워지고

사람들이 하나둘 떠나가고

새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오직 물은 계속해서 흐른다.

흐르는 냇물에는 밤낮이 없다.



잠자리 바뀌면 밤을 꼴딱 새우는 내게

남편은 혼자 집에 가서 자라는데

불면을 동반한 낭만 그 끝자락이라도

잠깐이라도 붙잡고 싶은데

집에 가기 싫은데.


점점 에너지 스위치가 내려가고

물소리 사람 목소리는 크게 들리는 걸 보면

먼저 가는 게 남편을 도와주는 건데.


그래도 집에 가기 싫은데.

매거진의 이전글 작은 숲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