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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OO Dec 24. 2022

구성원의 뽕 지키기

인사담당자는 회사든 CEO에게든 적당한 뽕을 맞아야 일을 할 수 있는 것 같다. 그 적당한 뽕 없인 뭔가를 치고 나가기도, 온갖 복잡 다난한 상황을 버티기도, 쏟아지는 오해나 욕을 감내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그 뽕이란 어디에 합류할 지 결정하게 하고, 취해 달리다 보면 정신차리란 말을 듣기도 하지만 개의치 않고 할 일을 하게 해주는 힘이다. 인사담당자에게만 국한 된 건 아니고 직장인이라면 다들 비슷할 거다.


요즘 하루 1~2통씩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데 어떻게 시작해야 하냔 대표님들 전화를 받는다. 불과 몇 달 전만 해도 성장에 따른 인적쇄신을 위한 조정의 의미로 문의했지만 요즘은 생존을 위한 절박한 조정으로 톤이 바뀌었다.


회사마다 조금씩 상황에 차이는 있어도 반드시 해야하는 건 있기에 비슷한 절차와 해야 하는 이야기를 말씀 드리지만 그대로 하는 건 극소수에 불과했다.

예를 들면 투명하게 재무상태를 오픈하고 임직원에게 미안하다 하는 것. 대부분은 여전히 미적이고 있고 소통에 주춤하고 있으며 “당연히 그래야죠” 말은 하지만 다른 경영진이나 인사팀에 미루기도 한다. 밖에 우리 회사 어렵단 얘기가 떠돌면 어쩌냐 걱정도 큰데 알려지는 게 쪽팔려서 싫어한단 느낌도 받는다.


어느 대표가 회사 망치려 했겠나. 대부분 투자금이 안 들어와서 어렵다고들 하는데 잘 모르겠다. 무조건 투자금 탓인지.. 현재의 위기엔 다양한 원인이 있을 거고 다 잘하려 하다 벌어진 거겠지만 의도와 별개로 잘못된 의사결정 혹은 미흡한 경영능력이 주 원인일 수밖에 없다.


회사의 위기는 CEO의 책임이 가장 크고 중장기간 경영진이 세팅되어 운영되었다면 경영진까지 그 책임이 있다. 지금 위기에 영향을 미친 결정적 의사결정이 뭐였는가, 그걸 누가 결정했는가. 그 사람이 책임을 지고 설명해야 한다. 이걸 그제사 R&R 운운하며 토스하는 건 비겁하기 짝 없는 일이다. (요즘 대표가 나한테 설명하라고 한다며, 설명이고 뭐고 그냥 사람 줄이라 한다는 인사담당자들의 하소연도 많다.)


앞서 언급한 뽕이라는 거, CEO와 경영진은 임직원의 그것이 깨지지 않게 해야 한다. 그 최소한은 ‘신뢰’다. 이 신뢰는 비즈니스에 대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 중요한 건 인간적 신뢰더라. 이걸 깨는 가장 쉬운 방법은 앞뒤 다름의 들킴이고, 불편함과 민망함을 대할 때의 우유부단과 회피라 하겠다. 사람이 떠나는 건 어려워서도 있지만 위기의 순간에 보이는 리더의 이런 모습이 더 결정적이다.


* 이 당연함의 실행을 주저하는 게 현실. 용기가 가장 어려운 역량이자 고차원의 인성일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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