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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OO Jan 15. 2023

성과관리 걸음마 단계에서의 리뷰

평가와 보상, 피드백에 대한 중요성이 늘 강조되지만 정교하게 제도를 설계하든 어디부터 손을 대야 할지 막막해 하든 기대처럼 잘 운영되기 어려운 것이 초기 체계를 잡아가야 하는 조직의 비슷한 처지라 생각됩니다.


그럼에도 다양한 학습을 통해 OKR 등으로 나름의 제도들을 설계한 회사들이 많은데요. 그러나 이 역시 설계만큼 원활히 돌아가지 않거나 계획에서 수많은 예외들이 생겨나며 뒤죽박죽이 되는 게 현실이지요.


저도 그간 일해오며 정리된 제 생각과 경험들을 주절주절 적고는 있지만 결코 뭘 대단히 잘 해서 글을 쓰는 건 아닙니다. 이전에 대기업에서 몇 달씩 프로젝트를 하며 세우던 수준으로 일을 하고 있지도 못하구요. 그 땐 그럼 대단히 훌륭했냐 하면 역시 그렇지 못합니다. 평가보상제도란 영원히 모두를 만족시킬 수는 없는 것 중 하나이니까요.


다만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이라는 출발점에서 시작해야 하는 조직에서 이론과 경험에서 이것저것 덜어내며 힘을 빼고 욕심부리지 않아야 한다는 건 확실하게 알게 되어 조급해 않으며 한걸음씩 내딛고 있습니다.


갭이어 기간 많은 스타트업을 만나며 좋은 얘기가 아니라 그래서 실제 뭘 어떻게 시작하면 되는가가 가장 절실하다는 걸 보아왔기에 저희가 하나씩 만들어가는 걸 그대로 공유해 봅니다. 이런 거 해야 해요가 아니라 어떻게 메시지를 써야 하는지, 가이드를 어떻게 만들었는지가 궁금한 거니까요.


저희는 이전에 분기별 평가가 있긴 했지만 멤버들이 작성하여 제출하면 평가자가 평가 후 등급을 나누어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다만 그 정확한 기준과 결과, 그에 대한 피드백이 구성원들에게 전달되지는 않았구요. 인사기능이 없고 리더십이 성숙되기 전까지의 조직들은 대부분 그렇습니다.


평가를 정교히 짜는 것에 앞서 평가의 수용성, 투명성, 절차 공정성 등에서 반을 먹고 들어가는 건 ’목표의 사전 협의, 합의, 공유, 인식‘의 과정입니다. 뒷단이 좀 허접해도 이게 되기만 하면 조금씩 개선해 나가며 충분히 운영 가능합니다.


저는 작년 하반기 합류 후 조직을 파악하고 당장 빈 포지션을 채우는 데에 주로 집중을 했고, 사전 목표 세팅이 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에 지난 하반기는 평가가 아닌 셀프 리뷰로 대체했습니다.


지난 몇 달 간 일하는 과정에서 가장 많은 질문과 피드백을 드리고 있는 부분은 to do list 식 업무 나열이 아니라 핵심일, 핵심성과가 뭔지를 발라내는 것입니다. 금번 셀프리뷰의 포인트 중 하나도 본인의 핵심일과 핵심성과를 제대로 인지하고 있는지를 살펴보고, 일의 본질이 뭔지, 뭘 더 하고 안 해도 되는지를 중심으로 대화하고 있습니다. 피드백을 위한 피드백이 아니라 그 자체가 학습이고 코칭이 되는 게 중요한 것 같습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과관리 체계를 만들어나갈 예정입니다. 우린 이미 진작부터 다 하고 있는 건데 하는 팀은 스킵하시면 됩니다. VTPL이 어떻게 하나씩 만들어나가는 지를 공유하기 위함이고, 비슷한 단계에서 막막해 할 팀을 위한 공유입니다.


조직에서 가장 나쁜 건 어느날 갑자기 짠 하고 이거 할 거야라며 밀어붙이는 일 같습니다. 중요한 건 얼마나 미흡하고 얼마나 정교하냐가아니라 미흡함에도 어떤 배경에서, 어떤 목적으로, 왜, 무엇을 하는 건지를 사전에 투명히 설명하며 이해를 구하는 과정이고 하기로 한 일에 대해서는 뭉개지 않는 것이며, 그 과정과 결과를 피드백해 공유하는 것입니다.


폼나고 멋진 거 필요 없어요. 그냥 지금 필요한 걸, 현재 수준에 맞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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