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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SOO Jun 12. 2023

작은 조직에서 HR이 정작 집중해야 하는 건..

제도집착이 아닌 조직센싱과 조율

작은 조직, 아직은 많이 변해야 하고 부침을 겪어야 하는 단계의 조직에서 HR이 경계해야 하는 것 중 하나는 제도 만들기 집착이다. 보통은 체계가 없으니 체계를 만들기 위해 뭐가 필요한 지를 고민한 후 하나씩 제도화하곤 한다. 평가 기준이 필요해서, 채용을 위해서, 보상을 위해서, 원온원을 잘하기 위해 등등.


물론 다 중요한데, 간과하기 쉽고 정말 중요한 것이 있다.

나는 이걸 내 나름대로 '조직 센싱'이라 부른다.


조직센싱이란 사내 크고 작은 업무적, 심리적, 관계적, 구조적 현상을 관찰하고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프로세스나 방식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조율/조정하는 것이다. 이의 아웃풋은 조직 최적화라 할 수 있겠다.


조직 최적화는 인력 최소화와는 구분된다. 인력 최소화가 당장의 생존을 위해 필수 기능단위에 최소 인원만을 유지하는 것이라면 조직 최적화는 성과 창출을 목표로 실제 성과를 내기 위해 필요한 구조에 맞는 인력의 배치를 의미한다. 말장난 같은 이 차이를 좀 더 들여다보자.


예를 들어 조직 최적화에는 이런 것까지 포함된다.


뭔가 커뮤니케이션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 발견되었을 때 그 원인을 면밀히 파헤친다. 그래서 그 끝에 뭐가 있는지, 과정에는 뭐가 있는지 병목을 걸러낸다. 그 병목을 걸러내는 데엔 프로세스를 바꿔야 할 수도 사람을 바꿔야 할 수도 있다. 또는 A라는 사람의 능력이 꽤 괜찮고 담당하는 업무의 아웃풋도 괜찮다 치자. 그런데 예민함이 지나쳐 어울리지 못하고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미묘한 갈등과 스트레스를 유발하고 있다면? 그 원인을 파헤치고 피드백이나 코칭, 업무 변경이나 인력 매칭 변경, 혹은 교체까지도 고려해 인아웃을 하는 것, 이 경우 과제와 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이며 그를 감안해 뭘 준비해야 하는지를 논의해 준비하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는 의사결정의 어나운스 채널을 만들어 공유가 잘 되지 않아 발생하는 커뮤니케이션 비용을 줄이기도 한다. 누가 어떤 일을 해야 하는가, 어떤 일을 제거해야 하는가 등등.


이 모든 과정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 HR은 제도를 만들기 전에 조직을 잘 센싱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모니터 앞에 앉아 스터디를 하고 장표를 만들기보단 이 단계에서는 소위 발과 입, 귀와 행동으로 일하는 데에 더 많은 에너지를 쏟아야 하기도.


평가제도가 필요해, 평가제도를 기획하자가 아니라 센싱 중 발견된 병목을 풀기 위해 뭐가 원인이고 뭘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면서 평가기준이 아웃풋 중 하나로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담당자와 회사들은 '만들어야 하는 제도'에서 출발하곤 한다.


지리한 면담, 스몰톡, 때로는 단호한 피드백이 일상을 차지하게 되는데 이 과정들을 제대로 해내기 위해서는 HR 담당자의 관점과 조직의 신뢰, 권한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정밀하고 체계적인 제도를 만들겠다는 집착,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개인적 욕구, 제도들을 많이 기획하고 만들어야 전문가인 것 같은 착각에서 벗어나 조직의 문제를 정의하고 해결한다는 관점으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것. CEO 이하 모든 임직원에게 현상을 직시하게 하고 필요한 것을 제안하며 때로는 밀어붙이기도 하는 단단함과 추진력, 이걸 당연히 받아들이는 조직의 지원 말이다.


이 모든 것의 전제는 ~담당자가 아닌 문제해결자로의 역할 정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견-분석-솔루션 탐색-논의/조정-실행이란 문제해결 프로세스를 기준으로 일하는 것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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