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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부 Anbu May 13. 2019

문의 저편

얼굴을 감춘 아이

어떤 힘에 이끌리듯 온 몸이 쑥 빠져나온다고 느껴질 때,

낯설지만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눈을 뜨고, 천천히 내려오면 돼."


그 말을 듣고 꾹 감았던 눈을 조심스럽게 뜨자 사람들이 많았던 풍경과는 

사뭇 다른 조용하고 어두운 공간이 펼쳐졌다. 


빛나는 문과 빛나는 계단, 빛나는 별...? 온통 반짝거리고 빛나는 것들이 펼쳐진 와중에

어제 만났던 그 아이는 계단 아래에서 손을 내밀고 있었다.


내 몸은 약간 떠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고 처음엔 당황한 나머지 옆으로 쓰러질 뻔 했지만

이내 중심을 잡고 계단에 발을 한 발짝 내디디며 서 있을 수 있게 되었다.


물어볼 것이 너무나 많았지만, 그 아이는 이내 내 생각을 알고 있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


"곧 문이 닫히면 계단도 사라질 거야. 내려와서 하고 싶은 얘길 마저 해도 좋아."


아래쪽으로 내려가도 그 투명한 바닥이 나를 얼마나 지탱해 줄 수 있을지 걱정이 되었지만

정말로 문은 천천히 닫히고 있었다. 떨어지면 아플 것이라는 생각에 조금 더 

용기를 내어서 계단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여름이 다가오는 어느 날, 나는 홀연히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아주 잠시, 1분 혹은 1초라도 이곳이 아닌 어딘가로.


그리고 이게 꿈이라면, 1분이라도 좋으니 조금 더 꿈을 꾸고 싶다고 생각했다.



마지막 3번째 이야기입니다 :)


소녀의 이름은 '지수', 소년의 이름은 '우' 라는 이름으로

지수의 잃어버린 꿈을 찾고 우의 이야기도 그리고 싶었는데

모자란 부분 만큼이나 또 어떤 방향으로 성장해야할지 많이 생각했던 작품입니다!


다음에 또 이런 이야기로 그림을 그려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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