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을 벌여볼까?

살아온 시간이 살아갈 시간에게 건네는 말

by 윤슬작가

요즘 퇴고를 진행하고 있다. 9월 초 출간을 목표로 적극적으로 퇴고하고 있다. 물론 장르는 에세이다. 이미 제목도 정해두었다. 블로그에 올린 글을 중심으로, 어디에도 공개하지 않은 원고를 포함하여 글을 매만지고 있다. 내 삶에 영향을 준 두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마흔여섯, 현재의 삶을 옮겨보고 있다. 개인적이면서 고백적인 이야기를 사회적이고 이성적인 시선에서 적절하게 엮어보고 있다. 이번 작품은 개인적인 목표와 업무적인 목표, 두 마리 토끼를 잡아보겠다는 마음으로 추진해보고 있다. 책의 규격도 정해놓았고, 제작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여러 방면으로 알아보고 있다. 외부 일정과 수업이 시작되면서 시간을 확보하는 게 쉽지 않아졌지만, 어떻게든 창의적 사고를 발휘하여 프로젝트를 벌여놓고 수습해나가고 있다.


프로젝트. 내겐 책이 프로젝트이다. 개설하는 수업도 또 하나의 프로젝트이며, 외부 일정을 소화하는 것도 프로젝트이다. 어쩌다 보니 프로젝트화된 삶을 살아가고 있다. 프로젝트 기반의 많은 사람이 그러하듯 자기관리가 필요하고, 열정을 유지하는 노력도 필수이다. 그런 내 모습을 두고 주위에서는 자기 관리가 철저하고, 열정이 넘치는 사람이어서 가능하다고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내 생각은 조금 다르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가 그런 사람이어서가 아니라, 내가 벌린 일이 나를 그 방향으로 이끌어간다는 것이 보다 정확한 표현이다. 한 권의 책을 내고 끝내는 것이 아니라 '나는 더 원한다'라는 마음으로 다음 일을 벌였고, 일을 벌이면 시간이든, 마음이든 관리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 속으로 나를 밀어 넣었다. 그리고는 그런 상황을 운명이려니, 받아들이고 반복적으로 수행할 뿐이다. 그러다 보니 다른 일도 해야 하는데 퇴고만 한다든가, 업무적인 일을 한다고 글에 개입하지 않는 어수룩함은 어쩔 수 없이 생겨난다. 실은 그게 내 진짜 모습 일 수 있다. 하여간 자기관리가 철저하다기보다는 나는 일을 만들고, 일이 나를 만들어가는 과정을 놀이처럼, 숙제처럼 해나가고 있다.


"어떻게 하면 열정을 유지할 수 있을까요?"

나는 이렇게 대답해 주고 싶다.

"일을 만드세요. 일을 만들면 그 일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저절로 열정을 생겨납니다"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질문이 예상했던 질문이 날아온다.

"아니, 제가 어떻게?"

그때마다 나는 적당히 몸에 힘을 뺀 상태로 아주 담담하게 해 주는 말이 있다.

"저도 그렇게 해왔는데요. 저도 여기까지 그렇게 왔는데요. 제가 한 것은 늘 일을 만드는 것이었습니다"


요즘은 함께 일하는 명랑샘에게 일을 만들어보라고 부추기고 있다. 지닌 것도 많고, 할 수 있는 역량도 충분한데, 조심하는 마음으로 경계를 넘는 일을 주저하고 있다. 선(善)한 마음으로 시작한 일은 선(善)한 결과를 만들어낸다고 나는 믿고 있다. 선(善)한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 열정을 만들어내고, 일정한 시간이 흐르면 스스로 믿는 마음으로 발전할 거라고 생각한다. 나를 믿는 마음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가장 중요하다고 말하면서도 실제로 그것에 대해 신뢰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일을 벌여보는 것, 프로젝트를 기획해보는 것, 그리고 그것을 수행해보는 것, 거기에 나를 믿는 비결이 숨어있다. 그 마음으로 글을 마무리하면서 혼자 생각해보고 있다.


"무엇을 또 해볼까?"

"어떤 일을 벌여볼까?"


by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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