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정엄마라는 이름은 참 정교하게 다루어야 하는 것 같아요.
친정엄마, 짧은 단어 두 개를 붙여놓은 그 이상의 무언가가 깊이를 알 수 없는 공간으로 순간이동하게 만드는 것 같아요.
대구에서 생활하면서 의외로 울산을 멀리 있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상황이나 조건이 허락하지 않는 것도 이유겠지만, 뭔가 단단한 준비를 해야 갈 수 있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어요. 하지만 지금부터 그 방식에 약간의 변화를 불어넣어 볼 생각이에요.
일명, "엄마는 옳다" 프로젝트.
제가 프로젝트를 좋아하긴 좋아하는 것 같아요. '프로젝트'라고 하면 몰입감이 높아지면서 전체적으로 조화로운 상태가 되는데요, 어떤 방향, 목표가 없을 때보다 마인드가 좀 더 분명하고 선명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 같아요. 유한함에 대한 존경이라는 표현이라고 해야 할까요. 그 연장선에서 '앞으로는 한 달에 한 번, 어려울 때는 두 달에 한 번, 친정엄마와의 시간을 가져보려고 해요. 늘 머릿속으로 생각만 했던 것인데, 이제라도 실행에 옮겨보려고 해요. 그러면서 한 가지 결심을 했어요.
"엄마는 옳다고 말해주기".
솔직히 고백하면, 딸, 며느리, 워킹맘 등 여러 역할을 경험하면서 친정엄마에게 훈계 아닌 훈계를 할 때가 많아요. 공감하는 것으로 대화를 시작했는데, 희한하게 자꾸 분위기가 그렇게 흘러가더라고요.
"엄마, 원래 다 그런 거야!"
"뭘 그렇게 집착을 하고 기대, 그냥 내려놓으면 되는 거야..."
"무소식이 희소식인데, 걱정을 왜 그렇게 끌어안고 ..."
"다른 사람들 그렇게 신경 안 써도 되거든요?"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려고 했던 말인데, 그렇지 못한 것 같아 이번에 그 빚을 좀 갚으려고요. 얼굴 보면서 지낼 때만이라도 '공감'에서 시작해 '공감'에서 끝내는 것이 목표예요. 쉬는 날에 맞춰 시간 내어 찾아간다는 얘기에 전화기를 타고 건너오는 엄마의 목소리가 걱정 가득입니다.
"비가 올 것 같은데..."
"위쪽에는 우박이 쏟아졌다는데..."
"노는 애도 아닌데, 쉴 때 쉬어... 나중에 애들 더 크고, 그때 움직여...."
이럴 때는 단호함이 제일인 것 같아요.
"오마니, 내가 괜찮으면 괜찮은 거고요. 내일 뭐하고 싶은지 정해놓으세요~"
"그래도... 나중에..."
"오마니, 걱정 끝!"
"그래, 그래..."
아이들과 바쁘게 쫓아다녔던 것과는 다른, 임신 기간 엄마에게 잠시 머물렀을 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에요.
운전해서 먼 길을 내려온다고 걱정하는 엄마에게 "오마니, 걱정 끝"이라고 외쳤더니, 저도 마음이 한결 느슨해지는 기분이에요. 짧은 시간이지만, "엄마가 옳다"를 잘 해내고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봅니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