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의 반란, 오 마이 갓!

by 윤슬작가

어제 늦은 밤 갑작스럽게 업데이트가 진행되는가 싶더니, 파란 바탕에 하얀 글씨가 둥둥 떠다니기 시작했다.

"몇 분 정도 걸릴 수 있습니다"

"모든 것을 Microsoft에게 맡기기"


뜬금없이 Microsoft에게 맡기라니? 뭘?

그러다가 이내 화면이 꺼졌고, 한참 후 다시 컴퓨터가 켜졌다. 이럴 수가. 잠시 전까지만 작업하던 프로그램이 삭제된 것은 물론, 인증서까지 모든 것이 한순간에 사라졌다. 순식간에 말도 안 되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폴더의 파일이 있는 것은 확인했지만, 전혀 예상하지 않은 방식으로 업데이트가 이뤄진 것이 바라던 일이 아니었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상태에서 아침을 맞이했고, 과감하게 결단이 필요했다.


"시스템을 복원하자. 이틀 전으로"


문제없이 복원 절차가 이뤄지는 것 같았다. 진행률이 퍼센트로 숫자를 다르게 표시하면서 곧 끝날 것 같은 분위기였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100퍼센트라는 숫자를 만나지 못한 상태에서 PC는 '다운'과 함께 먹통 상태로 들어갔다. 정말 "어떻게 이런 일이"였다. 남편을 불러 점검을 해봤지만 간단하게 해결될 일이 아니었다. 소프트웨어 이상인지, 하드웨어 이상인지 원인 파악이 힘들었고, 결국 오전 수업을 마친 후 서비스센터로 달려갔다.


"지금, 점심시간이라서요..."

"인터넷에는 점심시간이 없는 것으로 나와있던데요?"

"네... 여긴 다른 곳보다 규모가 작아서 분야별 담당자가 한 명밖에 없어서요..."

"그럼, 언제 오시는데요?"

"방금 점심 드시러 갔으니까... 한 시간은 걸릴 것 같아요"

"이.럴.수.가"


한 시간, 방법이 없었다. 핸드폰을 몇 번 만지작거리다가 결국 졸업을 이기지 못했고, 의자에 앉아 꾸벅꾸벅 졸았다. 얼마나 좋았을까.

"40번 손님! 40번 손님!"

내 기억에는 두 번 만에 눈을 뜬 것 같은데, 기사님 표정으로 봤을 때는 두 번 만에 깬 게 아닌 것 같았다. 하지만 오랫동안 기다리게 했던 미안함 때문인지, 차분하고 친절한 설명을 이어나갔다.

"이건 하드웨어 문제가 아니라 소프트웨어 문제입니다. 조립 PC를 다루는 사설업체를 찾으셔야 할 것 같습니다"


'오. 마이. 갓!'


한 시간을 기다려 얻은 대답이 "다른 곳을 찾아보세요!"라니. 망연자실하는 표정이 안 되어 보였지만, 서비스센터 근처 컴퓨터 수리하는 곳을 알려주었다. 하지만 거기서도 실패였다. 복구를 받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길 수 있어, 자신들은 할 수가 없겠다는 대답이었다. '알겠습니다'라는 대답과 함께 문을 닫고 나오는데 내내 의구심이 생겼다.

"복구를 한다고 되어있는 스티커는 왜 붙여놨어요?"

방법이 없었다. 네이버를 열어 컴퓨터 수리를 할 수 있는 곳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아주 다행스럽게도 한 분과 연락이 닿았고, 그분은 1시간 이내에 올 수 있다고 했다. 지금 내가 포스팅을 할 수 있는 것은 모두 그분 덕분이다..


어젯밤 11시부터 조금 전까지 영혼 이탈을 한 노트북 덕분에 일을 하나도 하지 못했다. 노트북이 고장 난 후에 알았다.

'열심히 돌아가던 공장 문이 갑자기 닫혔구나!'

PC를 고치고 늦은 저녁 먹고 집에 오니 9시 30분. 뭘 좀 해봐야지 하는데 한참 시간이 흘렀다. 거의 24시간 만에 PC를 다시 붙잡았다. 마음이 바빠진다. 어제저녁에 미처 마무리하지 못한 것, 오늘 해야 할 일정에 포함되어 있던 모든 것들이 일제히 아는 척을 하며 달려오고 있다. 바쁘다는 말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런 날에는, 오늘 같은 날에는 마음이 바빠진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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