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축한 마음을 말리고 싶다

by 윤슬작가


어려움이 생기면 그것을 뛰어넘을 힘을 지니고 있다고 믿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중요하다.

물론 헌신하고 열정적으로 노력해도 실패할 수 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나는 실패를 경험이라고 읽는다.

그것도 ‘최고의 경험’이라고 읽는다.

- 마인드 중에서



"최고의 경험"이라고 읽을만한, "실패"라고 부를 말한 경험을 한 것 같다.


두 달 사이에 갑자기 어른이 된 기분이다. 뭔가에 끌려서 살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시간이 여름 더위와 맞물리면서, 스스로 "인성이 파탄되었다"라는 말을 더러 했었다. 감정 표현이 나에게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에 나를 의지와 상관없이 자꾸 새어 나왔다. 예상하지 못한 일, 예상을 전혀 벗어난 진행 상황, "그럴 수 있어"라는 말과 "어떻게 이렇게 할 수 있지?"라는 두 마음이 수시로 잔잔한 일상을 침범했고, 걸러지지 않은 날것의 표현이 허공을 향해 날아 올랐고, 첫번째 상처는 언제나 내 안에서 가장 먼저 생겼다. 암흑기였다. '최고의 경험'이라는 말도 역부족이었다.


그러던 중 지난 토요일, 이번 사건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찾아왔다.


"정말 미안합니다. 도망칠 수 있었지만, 그건 예의가 아닌 것 같았습니다. 개인적인 상황과 일을 구분하지 못했습니다. 할 수 있는 한, 최대한 마무리해보겠습니다."


연락이 잘되지 않았던 터라, 그 말에 대한 신뢰감이 반신반의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애써 긴 시간을 지나왔고, 짧은 시간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떠올렸다. 축축한 마음을 말리고 싶다는 간절함도 한몫했던 것 같다. 뒤척이며 의심하는 마음도 버리고 싶었다. 나는 알고 있다. 나를 살리는 방법이 차라리 믿는 것이라는 것을, 그럴 수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을. 그러면서 참 이상한 일이라는 생각을 다시 한번 했다. 사과를 하면 왜 이렇게 빨리, 많은 것이 기억에서 사라지는지. 나를 불편하게 만드는 것이 나를 키운다는 말에 왜 자꾸 수긍이 가는지.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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