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돌 반지라는 게 있거든"
"그게 뭔데?"
"너 돌잔치 사진 있잖아. 1살 되었을 때 태어난 것을 축하하기 모여서 파티한 사진 모아놓은 책"
"응"
"그날, 네가 태어난 것을 축하한다고 다들 선물을 사 오셨는데, 그때 엄마가 돌 반지를 몇 개 받았거든."
"그래? 처음 듣는 얘기인데? 그래서?"
큰 아이의 열일곱 번째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목걸이와 반지를 사러 가는 길이었다. 평소에는 관심도 없더니, 언제부터인가 목걸이와 반지가 눈에 들어오는 모양이다. 그런데 목걸이나 반지 가격은 모르겠지만 직감적으로 두 개를 바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눈치였다. 그래서 그중에 하나만 선물 받으면 좋을 것 같다는 얘기를 얼마 전에 했었다. 그 이야기를 듣고 어떻게 하면 정말 의미 있는 선물이 될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아이에게 선물을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어줄 수 있을까, 며칠 연구를 했다. 그때 돌 반지가 떠올랐다. 큰아이가 태어났을 때 돌 반지와 목걸이를 선물 받았다. 애초부터 내 것이 아니라 여겼기에, 나중에 아이에게 필요한 일이 있으면 쓰려고 따로 챙겨두었는데, 이번에 그중에 하나를 활용해도 좋을 것 같았다.
"음, 보통 돈이 떨어지면 돌 반지를 팔아서 생활비에 쓰기도 하는데..."
"어? 그럼 내 돌 반지도 팔았어?"
"팔려고 했지. 그런데 그러면 안 될 것 같아서 꾹꾹 찾았지..."
"다행이다(ㅎㅎ)"
돌 반지의 존재도 알지 못했지만, 왠지 엄마가 돌 반지를 모두 팔았을 것 같은 걱정이 되었던 모양이다. (ㅋㅋ)
"그래서 오늘 엄마가 그중에 하나를 가지고 나왔어. 너한테 들어온 돌 반지로 너한테 맞는 목걸이 반지 사주면 좋을 것 같아서..."
"어디? 어디 있어?"
"여기..."
"엄마, 나... 이거... 사진 찍어도 돼?"
"여기서 찍으면 이상하니까, 이따 가게에서 올려놓고 편하게 찍어"
"그럴까?"
얼마쯤 갔을까. 아이가 말이 허공을 가로질러 핑크빛 구름을 만들었다.
"엄마... 고마워. 아이 러브 유"
"우리 딸이 건강하게 잘 자라줘서 엄마가 고맙지!"
p.s 금 가격이 내가 알고 있던 금액과 많이 달랐다.
졸지에 금테크를 한 능력자가 되었다. 내가 딱히 한 것은 없는데.
그냥 뭘 할지 몰라서 가지고 있었을 뿐인데.
금테크보다 정테크를 했다는 말이 더 정확할 것 같다.
아이가 자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라는 것을 기억하는 또 하나의 스토리가 탄생되었으니.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