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체를 만나고 나서일까

by 윤슬작가

나는 읽고 쓰기를 즐기는 것을 넘어 함께 읽고 쓰자고 권유하고 있다. 이런 나를 보면 읽고 쓰는 것을 인생 목표로 삼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나는 메모장에 글을 남기고, 블로그에 글을 쓰기도 하고, 책을 읽다가 한 줄씩 내 생각을 정리하는 방식으로, 나의 생각을 만나고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을 갖고 있다. 온전하게 살아있는지, 호흡이 평화로운지, 사방에 막혀 답답함을 느끼고 있지는 않은지 이리저리 살피다 보면 많은 부분이 저절로 해결되는 일련의 과정을 나는 좋아한다. 이쯤 되면 '의지한다'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것 같다.

하지만 그 속에만 머무르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것도 사실이다. 나는 '읽고 쓰는'이라는 틀에 갇히기를 원하지 않았다. 경험주의자를 자처하며 일단 발을 내미는 시간을 자주, 많이 가졌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생활 반경이 넓혀졌고, 여러 방향으로 관심이 솟아났다. 어쩌다 출판인, 출판인이라는 타이틀도 그런 과정 속에 탄생한 하나의 이름이다.

"어떻게 하시다가 출판사를 차리게 되셨어요?"

뭔가 거창하게 대답해야 할 것 같고, 대단한 목표를 얘기해야 할 것 같은데, 매번 느끼지만 딱히 떠오르는 말이 없다. '그냥', '한번 해보고 싶어서'라는 다소 무책임하게 느껴질 것 같은 말이 입 밖으로 새어 나오는 걸 조심할 따름이다. 물론 '더 나아지고 싶다'라는, '더 나은 상황을 만들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이것이 니체가 말한 '권력에의 의지'인지 논리적으로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주어진 상황을 극복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던 것 같다. 니체를 만나고 나서일까. 매 순간, 니체를 내 앞으로 모셔와 질문하는 기분이다.

"이게 영원회귀 사상일까요?"

"지금 제가 하고 있는 게 권력에의 의지일까요?"

"저는 마지막 인간일까요? 초인일까요?"

from. 기록 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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