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장례식장에서

by 윤슬작가

어쩌다 장례식장을 찾게 되었다.

그리 친분이 많지는 않지만, 여러 상황에서 동행이 되어야 했다.

슬픔을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이별이라는 이미지가 클로즈업되는 장면은 먹먹하기 마련이었다.


장례식장의 모습은

어떤 스토리를 이끌어내거나 장면을 만들어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뭔가 이해하려고 노력해 봤지만,

내가 알고 싶어 하는 것을 모두 말해주지는 않았다.


수많은 화환과 수많은 이름표.

잠시 스쳐가는 조문객.

무릎 꿇고 경청하는 상사와 직원.

슬픔을 절제하는 상주.

장례식장에서 안정감을 맛보는 실수를 저질렀다.


연민의 감정이 솟아났다가도

과한 감정인가 싶어 주춤거리게 되는,

능동성이 상실된 무감각한 기분으로 머물다 왔다.


장례식장이 익숙치 않은 까닭도 있을 것이다.

연결고리가 약한 것도 이유일 것이다.

무엇인가를 절반쯤만 하고 온 기분,

어느 장례식장이어서 그랬나.


뭔가 조장해 보려는 시도 때문일까,

돌아오는 마음이 혼란스러웠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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