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글을 쓴다는 것은 은유이다

by 윤슬작가


내게 글을 쓴다는 것은 은유이다. 가끔 허무하고, 공허한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것도 사실이지만, 땅 위에 발을 디딜 수 있는 또 하나의 세계이다. 글쓰기를 좋아하는 여러 명 중의 한 명이고, 하나의 견해에 불과하겠지만, 그곳은 내게 광활함 그 자체이다.


글을 쓰다 보면 과거를 마주하게 되는 것은 지극히 일상적이다. 긍정적인 감정을 포함해 불만, 불쾌, 슬픔의 감정과 함께 비난을 감당해야 할 때를 마주해야 하지만, 그 과정에서 생겨난 지혜, 견해, 기준 같은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소중한 자산이 되었음을 고백해야 할 것 같다. 하루 한 번 글쓰기, 어떤 식으로든 그 노력을 유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한 줄 쓰기, 한 문단 쓰기, 한 편 쓰기. 형식은 자유롭다. 글쓰기를 통해 이루고 싶은 키워드가 화합과 통합인 만큼, 현실을 부정하거나 완벽한 조건을 내밀지 않는다. 물론 가끔은 약간의 전투적인 상황이 벌어지기도 한다. 틈새를 찾아내기 어려운 상황이 연출될 때면. 그렇게 한 줄, 한 문단, 한 편의 글을 완성한다고 갑작스러운 반전이 일어나거나 새로운 일이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장담할 수 있는 거라고는 그 시간을 통해 조금 더 사색적인, 의심의 거둬들이는, 호의적인 모습을 되찾게 된다는 정도이지 않을까 싶다. 참 허영심에서 조금 벗어날 수 있기도 하고, 단 하나의 방향으로 이해하던 방식에서도 한 걸음 물러설 수 있게 된다는 것도 함께 밝혀야 할 것 같다. 글쓰기, 일련의 과정을 수행하고 나면 뭔가 몸 안으로 새로운 것이 흘러들어오는 기분이 든다. 명확하게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어떤 것을 배운 것 같기도 하고, 완벽하게 잊은 것은 아니지만 자연스럽게 흘려보낸 것 느낌도 든다.


내게 글을 쓴다는 것은 은유이다. 내가 이해한 것에 대한 은유, 내가 오해한 세상에 대한 은유, 궁극적으로 내가 바라보는 세상에 대한 은유이다. 너무 거창한가 싶기도 하다. 현실을 살아가는 나만의 유토피아적 바람이라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닐 것 같다.


from 기록 디자이너 윤슬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새로운 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