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을 함께 할 문장을 찾았다

by 윤슬작가

"나의 종교는 친절입니다"


2021년, 한해 동안 잊지 않으려고 마음속으로 외운 문장이다. 달라이 라마의 책은 오래전에 읽었는데 자세하게 기억나는 게 없었다. 그러다가 <닥터 도피의 삶을 바꾸는 마술 가게>를 읽으면서 다시 만나게 되었고, 그때부터 저 문장을 마음에 달고 살았다. 마음에 달고 살았다는 것으로도 부족할 것 같다. 수시로 적고, 혼잣말로 되뇌었다. 나에게 다가온 일을 향한, 나를 찾아온 사건을 대하는, 나를 찾아온 사람을 맞이하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생각을 했다. 무언가를 원망하거나, 이유를 찾거나 혹은 도망가거나 회피하는 것이 아닌 가장 건강하게 환대하는 방법 같았다.


예전의 나였다면 모르긴 몰라도 '친절'이라는 형상에 묶였을 것이다. 친절을 '착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제한적으로 이해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것도 이유가 될 것 같고, 내 안에서 몇 가지가 정리된 것도 이유일 것 같다. 달라이 라마가 '자비', '열반'이나 '해탈'을 강조하지 않고 '친절'을 언급한 것에 존경심을 가질 정도는 되었고, 각기 다른 언어를 사용하며 살아가고 있지만 궁극에는 공동의 몸짓을 행하고 있음을 발견한 것도 이유가 될 것 같다. 하여간 생각에 거기에 이르면서 전체적으로 안정감이 찾아들었고, 불필요하게 여기저기 연결하는 습관도 버릴 수 있었다. 인과관계에 대한 경계조차 불분명해지기면서 해방감이 느껴질 정도였는데, 나의 일부를 그러한 마음으로 채울 수 있었다는 것이 감사할 뿐이다.


2022년을 맞이하는 요즘, 새로운 문장 하나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삶이 더 잘 안다"


"삶이 더 잘 안다"라는 마이클 A. 싱어의 책 <될 일은 된다>에 나오는 문장이다. 그 문장을 만났을 때를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한다. 하나의 세계가 닫히고 새로운 세계로 향하는 문이 눈앞에 활짝 열린 느낌이었다. 그뿐만이 아니었다.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열린 문이 두렵거나 위협적으로 느껴지지 않았다. 내부와 외부 세계의 아주 사소한 문제가 생겨날 수는 있겠지만, 전체적으로 조화로울 거라는 믿음 같은 것도 느껴졌다. 나를 설득해서 어떤 상황을 이해하기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한결 더 쉬워질 것 같은 기분이었다. 누군가가 되기 위해 애쓰기보다 나에게 집중하면 충분하다는 메시지와 함께 조금씩 햇살이 고개를 내비치는 모습이 경이롭게 느껴졌다. 산타클로스로부터 생각지도 않은 선물을 받은 느낌이라고나 할까. 그렇게 2022년을 함께 살아갈 문장 하나가 내게로 왔다.


"삶이 더 잘 안다. - 마이클 A. 싱어""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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