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욕기생(愛之慾基生)을 익히기 위해 노력 중이다

by 윤슬작가

애기욕기생(愛之慾基生).

공자의 말을 그의 제자들이 엮은 책 논어 12-10 안연편에 나오는 표현이다. 자장이 공자에게 덕을 숭상하는 것과 미혹됨을 분별하는 것에 대해 가르침을 물었고, 공자의 대답 중에 애기욕기생(愛之慾基生)이 나온다. 공자는 덕을 숭상하는 것에 대해 충성(忠)과 신의(信)를 위주로 하고,의(義)를 실천하며 살아가는 것이 덕(德)을 숭상하는 것이라고 얘기하며, 좋아하면 그가 살기를 바라고 것이고 미워하면 죽기를 바라는 것이라고 얘기한다. 여기서 그가 살기를 바란다는 것은 그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조건 없는 사랑을 의미하는데 관대한 포용이며 지극한 정성을 말한다. 진실로 좋아하는 사람이 '자신의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 그것이 애기욕기생(愛之慾基生)이다.


인생 책이라고 얘기하는 논어는 읽을 때마다 다른 곳에 밑줄을 긋게 된다. 반복적이며 어느 한쪽의 감정에 치우친 생각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선생님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특정한 상황이든 아니든 펼쳐보는 곳이 애기욕기생(愛之慾基生)이다. 관계를 맺는 일, 특히 출판사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부터는 부쩍 횟수가 늘었다. 나는 규모가 작은 것도 있지만, 대부분 기획 또는 반기획으로 출판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니까 책이 아니라 저자를 먼저 만나고, 저자의 삶을 알고 난 이후에 일을 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금까지의 경험과 현재의 삶에서 의미를 발견해 내는 일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내가 하는 일이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럴 때마다 어떤 흥미진진한 곳으로 여행을 떠난 기분이 든다. 물론 그들의 나의 제안에 동의한 것도 이유겠지만, 삶을 훨씬 더 많이, 아주 사랑하고 있음을 스스로 발견했을 때의 문장은 그들을 춤추게 만들고 나도 춤추게 만든다. 그 순간을 위해 나는 오늘도 편집자가 아닌 기획자의 시선으로 함께 춤을 춰보자지 않겠냐고 말을 건네고 있다.


공저 쓰기를 하든, 개인 책을 준비하든 내가 원하는 것은 저자가 "앞으로 나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라는 느낌을 회복하는 것에 있다. "생각보다 잘 살아봤네"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나 잘 살 수 있을 것 같아!"라는 쪽으로 몸과 마음이 기울기를 원한다. 그래서 저자의 삶뿐만 아니라, 그들의 가족, 함께 살아가는 주변의 인물의 삶에도 공헌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내가 다가갈 수 있는 것은 비록 한 사람에 불과하지만, 저자들이 자신의 반경 내에서 만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면 발 없는 향기가 천리를 가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즉흥적으로 살아가기보다 귀한 경험을 하고 있다는 마음으로 살아가는 출발점에 나와, 나와 함께 선 저자들이 있었으면 좋겠다. 이런 마음을 확인할 때마다 항상 마지막은 "애기욕기생(愛之慾基生)"이다.


함께 한 사람들이 영원히 나와 함께, 내 뜻을 따라 걸어가길 바라지 않는다. 욕심이며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이었며, 내가 의도한 것이 아니었기에 다른 바람은 없다. 그저 그들이 선택한 삶이 재생되는 어느 순간, 불현듯 생각나는 기분 좋은 얼굴, 한 번쯤은 소식을 전하고 싶은 사람으로 기억되었으면 좋겠다. 마음이 허락하는 곳, 따듯한 감정이 올라오는 사람, 그런 공간 또는 사람으로 떠오를 수 있다면 후회 없음은 물론, 제법 근사한 삶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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