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년 동안 죽음의 현장을 정리해왔지만 여전히 가슴 아픈 사연을 간직한 고인을 만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 곁을 지켜주는 가족들의 사랑에 힘입어 죽음의 두려움을 이겨내고 마지막 순간을 평온하게 맞이하는 건, 천 명 중 한 명에게 주어질까 말까 한 특별한 행운이다. 그렇기에 지금 내 곁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에게 해줄 수 있는 일이 있다면 바로 실천해야 한다.
-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김새별 소개 글에서
제목에서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소개 글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누군가의 마지막을 정리하는 유품정리사의 이야기이다. 장례지도사로 생활하던 어느 날, 저자는 우연한 기회로 각혈로 돌아가신 분의 뒷정리를 해주게 되면서 유품정리사의 길로 들어섰다고 한다. 수많은 죽음, 수많은 사연을 만난 저자이지만, 가슴 아픈 사연을 만나면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한다. 죽은 사람은 말이 없다. 그저 보여줄 뿐이다. 삶에 대해서, 죽음에 대해서. 누구보다 가까운 곳에서 그 모습을 지켜본 저자의 목소리에 진심이 가득하다.
작곡가를 꿈꿨지만, 그 길에는 한 번도 발을 들여보지 못하고 다른 세상으로 떠난 치대를 수석 졸업한 예비 치과의사. 그는 누구보다 다정한 아들이었다. 애도의 시간을 가져도 부족한 마당에 돈이 될만한 것을 찾으러 온 어느 가족, 그들에게 슬픔은 없어 보였다. 고독하게 죽은 이웃의 소식을 뒤늦게 알게 되어 국화 한 송이를 들고 찾아온 사람, 그에게서 국화향기가 났다. 공부로 자신의 삶을 증명해 보이고 싶었던 엄마, 그런 엄마를 끝내 자신의 생에서 밀쳐낸 아들, 범죄사실이 들통나 형사에게 끌려가면서 아들은 이렇게 말한다.
"아빠, 무슨 일이 있어도 나 안 버릴 거지? 내 옆에 있을 거지?"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에는 이 외에도 사연이 다양하다. TV나 뉴스에서 전하지 않은 현장의 뒷이야기를 전해 듣는 느낌이었다. 유품정리사 또는 집을 정리하는 사람이 많이 있다고 한다. 그들은 과거의 흔적을 지우고, 새로운 이야기를 준비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한다. 하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시선은 그리 따듯하지 않은 모양이다. 청소를 하는 동안 냄새가 많이 난다고 식당에서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죽은 사람의 뒷정리를 한다는 이유로 주변의 시선이 곱지 않다고 했다. 하지만 저자에게는 든든한 울타리, 가족이 있었다. 그는 딸아이에게 투정을 부리듯 속마음을 털어놓았는데, 딸아이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한다.
"아빠. 사람은 죽으면 모두 어딘가로 가는 거지?"
"그렇지"
"그럼 아빠는 그 사람들 잘 돌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거지?"
"그렇지"
"그럼 그 사람들 아빠한테 되게 고맙겠다. 길 잃으면 무섭고 싫은데 아빠가 길 찾아주는 거잖아. 근데 왜 아빠를 무서워해?" P.37~38
참으로 명답이다. 딸아이의 대답이 작품이다. 그 힘으로 여기까지 오지 않았을까 싶었다. 그리고 그 덕분에 더 분명하고 또렷한 모습과 태도를 유지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정성 있게 그의 메시지를 옮기는 것으로 마무리를 할까 한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
유품정리사가 알려주는 아름다운 마무리를 위한 7계명
1. 삶의 질서를 세우기 위해 정리를 습관화하세요.
2. 직접 하기 힘든 말이 있다면 글로 적어보세요.
3. 중요한 물건은 찾기 쉬운 곳에 보관하세요.
4. 가족들에게 병을 숨기지 마세요.
5. 가진 것들은 충분히 사용하세요.
6. 누구 때문이 아닌 자신을 위한 삶을 사세요.
7. 결국 마지막에 남는 것은 사랑했던 사람과의 추억입니다. 아름다운 추억을 많이 남기세요.
- 떠난 후에 남겨진 것들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