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들어 가야 할 사랑

by 윤슬작가

통학버스를 놓치지 않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지만, 어쩌다 한 번씩 1,2분 차이로 버스를 놓치는 상황이 벌어진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버스가 있는 곳까지 달려가는 시간을 감안해도 가능성이 제로인 날이다. 그런 날에는 우선 시내버스가 어디에 있는지 위치 추적에 들어간다. 버스정류장 4분, 버스 정류장 13분. 이렇게 되어 있는 날에는 그나마 나쁘지 않다. 4분 후에 도착하는 버스는 보내더라도 13분에 도착하는 차를 타면 지각하지 않고 학교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두 개가 아니라 하나만 보일 때다. 예를 들어, 20분처럼. 버스 정류장에 도착하는 시간이 20분 후라는 얘기인데, 그때는 백발백중 지각이다. 게다가 집 근처가 유난히 차량 정체 현상이 심한 곳이라, 다른 방법이 없다. 상황이 이즈음에 이르면 우리 집에는 밝고 씩씩한 목소리가 울려 퍼진다.

"아빠~ 아버님~"

마치 군대 나팔과도 같은 신호. 그 소리가 들려오면 출근 준비를 하고 있든, 아직 준비 전이든 남편의 행동은 평소와 다르게 아주 민첩해진다. 정말 후다닥이다. 아이가 따로 설명을 하지 않아도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듯 친절함을 다정하게 뿜어댄다.

"오케이~~"


어제도 그런 날 중의 하루였다. 막 잠자리를 정리한 남편은 옷만 갈아입고 출동 준비에 나섰다.

"아빠 100점 획득"

내가 옆에서 농담처럼 던지는 말에 현관문 앞에 선 아이가 한 마디 보탰다.

"아빠 화이트데이에도 500점 받았어"

"와우. 아빠 요즘 포인트 높은데?"

그 말을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급하게 신발을 신던 남편이 웃으며 말했다.


"까먹는 것도 순식간이던데?"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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