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제일 좋아하는 단어가 '자발성'이다. 제일 좋아한다는 것에 대해서 아주 '잘 하는' 것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있지만, '잘'과 무관하게 '하는'에 초점을 둔다. 살다 보면 어떤 것이 좋은지, 왜 해야 하는지, 뭐가 뭔지 모르는 의문에 둘러싸일 때가 있다. 그야말로 자발성이 1도 발휘되지 않는 상황이 생겨난다. 그런 까닭일 것이다. 자발성의 그림자만 보여도, 뒷모습만 보여도 괜히 입꼬리가 올라가고 기분이 좋아진다. 그 마음으로 몇 년 전부터 도서관 글쓰기 강의를 이어나가고 있다. 글쓰기, 조금 어려워 보이는 주제에 대해 '자발성'을 발휘한 사람들. 그들 덕분에 지금껏 경험하지 못한 세계를 살짝 넘보는 영광을 제법 많이 누리고 있다.
북부도서관에서 상반기에 진행하고, 하반기에 동일한 커리큘럼으로 감성 글쓰기 강의를 진행했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강의 시간 중에 직접 글을 쓰고, 자신의 글을 발표하는 과정이 있다 보니 중간에 포기한 분들이 더러 있다. 자발성을 가지고 용기 내어 시작했지만, 오가는 즐거움만으로 지속할 수 없던 까닭에 지속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많았을 것이다. 그 마음을 이해하는 만큼, 중간에 사정이 생겼지만 9회를 이어온 분들이 대단하고 존경스럽다. 자발성에 이어, 용기를 내어 여기까지 와 주었으니 진심으로 열렬한 응원을 보내주고 싶다. 지난 목요일, 글쓰기 훈련을 하는 분들을 향해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제가 기념을 하기 위해 뒷모습을 사진으로 남겨 블로그에 올릴 건데, 그렇게 해도 괜찮을까요?"
감사하게도 모두 흔쾌히 허락해 주셨다. 글쓰기에 몰두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았다. 글쓰기가 어렵다고 하시면서도 대부분 숙제를 해 오셨고, 부담스럽다고 얘기하시면서도 자신의 글을 낭독해 주셨다. 낭독과 경청. 하나의 세계와 또 다른 세계의 만남. 그 순간 의식은 확장되면서 삶 속으로 풍요로움이 스며들었다. 내가 느꼈던 것처럼 다른 분들 또한 비슷한 마음이었을 것이다. 이번 주 목요일 10회차 수업을 앞두고 있다. 지나온 강의 시간에 여러 번 말했지만, 마지막 수업을 하는 날에도 아마 똑같은 말을 하게 될 것 같다.
"글쓰기는 글을 쓰는 사람을 위해 가장 먼저 쓰입니다. 지금까지 강의시간에 글쓰기 훈련을 하고, 과제로 글쓰기 했던 것처럼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하루에 10분이라도 글쓰기를 이어나가세요. 글쓰기는 굉장한 힘을 가진 무기와도 같습니다.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일상의 온도가 1도 올라가는 기적의 도구입니다. 글쓰기, 어렵게 만든 좋은 습관, 앞으로 꾸준히 이어나가시길 진심으로 응원합니다"
어김없이 글쓰기가 아니라 삶 쓰기 강의가 될 것 같다. 하긴, 글쓰기가 아니라 삶 쓰기로 불려도 상관없을 것 같다. 결국 '쓰기'에 관한 얘기일 테니까 말이다.
from. 기록디자이너 윤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