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어려운 것은 따로 있다

by 윤슬작가

말은 중요하다. 말을 통해 기본적인 정보를 주고받을 수 있으며, 의사소통을 통해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말'만 전달받지 않는다. 말에 수반되는 제스처, 행동, 태도를 함께 전달받는다. 덕분에 말이 더 반짝거리기도 하고, 말만 멋지게 한 경우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그 역할을 하지 못함으로 인해 마음을 상하는 경우가 생겨난다. 근래에 있었던 일이다. 외부에서 강의 중이었고, 상황을 리드하는 입장이었다. 흐름을 위해 꼬리를 자르는 일이 나의 몫이기도 한데, 그날도 비슷했다. 적당한 수준에서 웃음을 발판으로 삼아 도약을 시도했는데, 몇몇 사람이 불편했던 모양이다. 그러면서 나중에 속마음을 내비쳤다. 작가라는 사람은 더욱 섬세하고, 부드러운 표현을 써야 하는 게 아니냐고. 순간적으로 당황스러운 것은 사실이었다. 하지만 바로잡고 싶다는 마음이 강했던 모양이다.


그러면서 조심스럽게 말을 이어나갔다. 단어 하나만 바라보지 말고, 전체적인 흐름이나 맥락에서 이해하면 좋겠다고. 모든 사람이 받아들일 수는 없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나의 의견이라는 것을 정리해서 표현할 수 없다면 이 자리에 서 있지 못할 것 같다고. 어떻게 분위기는 진정되었고, 강의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가만히 상황을 복기했다. 어떤 이유로 나온 말이었을까. 처음에 어떤 상황이었지. 어찌 되었건 '말'이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말'이외에 제스처, 행동, 태도에서는 메시지가 함께 전달되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이번 경험을 통해서 나는 무엇을 배웠을까'라고.


두 가지를 확인했던 것 같다. 관계적인 측면에서 2,6,2가 기억났다. 나는 좋아하는 사람 2, 관심 없는 사람 6, 나를 싫어하는 사람 2. 새삼 그 데이터가 떠올랐다. 왜냐하면 나의 '말'에 대해 부정적인 피드백을 받은 그날, 동시적으로 일부러 늦게까지 남아 다른 수업을 묻고, 참여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현한 사람이 있었으니 말이다. 감사하게도 그분에게는 '말'이 아니라 다른 요소들이 제대로 전달된 모양이었다. 그래서 우선 나를 살리는 쪽으로 마무리를 지었다. 모두를 만족시킬 수 없으며, 출발 지점이 다른 경우라는 어떤 식으로 표현해도 결괏값을 바꾸기는 어렵겠다는 결론.


두 번째는 나의 과거를 돌아보았다. 왜냐하면 오래전 내 모습이 오버랩되었기 때문이다. 물론 그때의 나는 아무 말도 못 했지만 이분은 달랐다. 나는 남편이 내게 조언을 해줄 때, 나를 아끼는 사람이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할 때, 기분 좋게 가벼운 농담을 나눌 때, 과하게 진지해지는 경향이 있었다. 예를 들어 무심히 던져진 단어 하나가 목구멍에서 삼켜지지 않아 애를 먹을 때가 많았다. 상대방이 의도한 것은 아니겠지만, 내 안에서 전쟁이 난 것이다.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인식과 표현의 차이. 외부와 내면의 불일치, 하여간 순간적으로 충돌이 일어나면서 혼자 어쩔 줄 몰라 했었다. 그러면서 혼자 결론지었던 기억이 난다. '어떻게 저렇게 배려심이 부족하지?'라고 말이다. 그 기억이 떠오르니 그때부터는 원망의 감정이 생겨나지 않았다. 어쩌면, 나도 실수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말이다.


말. '생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에게서 나간 말이 누군가에게 영향을 주고, 부메랑이 되어 다시 돌아오니 말이다. 하지만 '말'은 중요한 소통 도구이다. 어렵다고, 힘들다고 말하지 않으면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대화에 어려움이 생겨난다. 그러니 '말하기'를 하되, '잘 말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잘 말할 수 있을까. 지금까지 내가 알아낸 몇 가지를 공유하면 우선 적절한 단어를 활용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그러려면 다양한 언어나 표현을 기억해두면 좋은데, 그런 측면에서 독서가 도움이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양한 언어를 경험하게 되고, 문장구조나 표현을 자연스럽게 익혀 활용할 수 있게 되니 말이다.


그리고 자신감. 이번 일처럼 나도 모르게 실수할 수도 있고, 오해받을 수도 있겠지만, 자신감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나에 대한 믿음이 있어야, 의견을 표현할 수 있고, 소통을 이어나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중요한 것은 상대방이 공감하고 있는지, 전달하려고 하는 메시지가 오해 없이 잘 전달되고 있는지 살펴봐야 할 것 같다. 의도와 다르게 전달되는 경우를 숱하게 보았고, 조심한다고 해도 실수하게 되니 말이다. 하지만 정작 어려운 것은 따로 있는 것 같다. 이 모든 것은 글로 배우는 게 아니라 직접 부딪치면서 배워야 한다는 사실이다. 이론과 실전의 차이를 경험하면서, 두려움을 극복하고, 표현하기를 주저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그래서 오늘도 나는 말을 건넨다. 용기 내어, 자신감 있는 목소리로.


"안녕하세요?"


for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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