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득 <달나라에서 방학 숙제>
종이
한 조각.
반듯하지 않아도 괜찮아
사탕 몇 개, 쌀 수 있으면
포장지야.
크지 않아도 돼
몇 마디 사연을
적을 수 있으면
편지지야.
고양이 얼굴 하나
그릴 수 있음
도화지야.
하얗지 않아도 돼.
몇 줄 글을
적을 수만 있음
원고지야.
- 신현득, <달나라에서 방학 숙제>, 리젬, 2019
번듯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럴듯 하게 안 보여도 괜찮아, 라고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남에게 어떻게 보일지 신경쓰는 일을 줄여가고 있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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