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lucky>는 <괜찮아도 괜찮아>의 후속편 아닐까
아이유 앨범에서 문을 여는 노래들이 있다. 챗셔에서는 <새신발>, 팔레트에서는 <이 지금>, 러브 포엠에서는 <Unlucky>다. 이 글은 <Unlucky>를 듣다가 가사가 너무 좋아서 쓰기 시작한 글이다. 이 세 곡은 앨범을 요약한다. 이번 앨범에서는 어떤 이야기를 할 건지 툭 던져준다. (아마도) 아이유가 어떤 감정에 관심이 있는지를 말해주고 있다. 새신발에서는 설렘을, 이 지금에서는 지금의 소중함을, Unlucky에서는 "괜찮다"라고 말하고 있다.
<Unlucky>는 디오의 <괜찮아도 괜찮아>의 후속 편 가사 같다. <괜찮아도 괜찮아>에서는 따뜻한 목소리로 그저 그대로도 괜찮다고 말해준다. 아이유의 <Unlucky>는 괜찮아도 되는 상황을 세심하게 살펴준다. 노래를 듣고 나면 '이제 진짜 괜찮아도 괜찮겠다' 싶어서 어깨에 힘이 빠진다. 괜찮다는 걸 인정하기까지 근거가 필요한 나 같은 사람들이 있다. 그냥 괜찮다는 건 왠지 잘 믿기지 않는다. '진짜 괜찮아도 괜찮아?'라는 물음이 올라온다. 누구를 더 사랑해야 하는 건 아닌지, 복에 겨워야 하는데 불행한 거 아닌지, 나 혼자 오답을 쓰고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된다. Unlucky는 나 같은 사람에게 "기를 쓰고 사랑해야 하는 건 아냐, 하루 정도는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말해준다. 운이 없어도 괜찮고, 외로워도 괜찮고, 울어도 괜찮고, 틀려도 괜찮고, 느림보라도 괜찮다고.
Unlucky
기를 쓰고 사랑해야 하는 건 아냐
하루 정도는 행복하지 않아도 괜찮아
그럼에도 역시 완벽하군 나의 여인 um
여전히 무수한 빈칸들이 있지
끝없이 헤맬 듯해
풀리지 않는 얄미운 숙제들 사이로 no wow
마치 하루하루가
잘 짜여진 장난 같아
달릴수록 내게서 달아나
Just life, we're still good without luck
길을 잃어도 계속 또각또각 또 가볍게 걸어
(Take your time)
There's no right 실은 모두가 울고 싶을지 몰라
슬퍼지고 싶지 않아서
화내는지도 몰라
여전히 무수한 질문들이 있지
이번에도 틀린 듯해
아주 사소한 토씨 하나의 차이로 no wow
마치 하루하루가
삐뚤은 동그라미 같아
도망쳐도 여기로 돌아와
Just life we're still good without luck
비틀거려도 계속 또박또박 똑바르게 걸어
(Take your time)
There's no right 때론 모두가 외로운지도 몰라
지워지고 싶지 않아서
악쓰는지도 몰라
I know that life is sometimes so mean
(Lalalala la la I love ma days) it is true, so I'm trying
난 나의 보폭으로 갈게 ooh ooh
불안해 돌아보면서도
별 큰일 없이 지나온 언제나처럼
이번에도 그래 볼게 음
Just life we're still cool without luck
길을 잃어도 계속 또각또각 또 가볍게 걸어
There's no right 실은 모두가 모르는지도 몰라
어쩌면 나름대로 더디게 느림보 같은
지금 이대로 괜찮은지도 몰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