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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사유 Dec 25. 2023

'삶'에 대한 단상

삶을 빛이라 생각해 본다면, 그 이전에 엄마에게 고통을 준다. 그러니까 우리는, 빚지며 태어나, 빛이 되어가고 있는 존재들이다.     


삶에 관한 이야기들을 계속하게 되는데, 왜 삶에 관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지에 관해서, 그리고 할 수밖에 없는지를 생각해 보면 결론적으로 잘 죽기 위해서가 아닌가 싶다.     


일단 인간으로 태어났다는 것은 죽음을 직면할 수밖에 없는 운명이 되었다는 것인데, 우리는 죽음 이후의 세상을 잘 모르기 때문에 그 세상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일단, 잘 죽어야 한다.     

 

우리는 우리가 모르는 존재들을 두려워하는 습성이 있다. 죽음, 그것보다 우리가 모르는 존재가 있을까. 모두가 죽음에 도달하지만, 알려진 것은 없는 그러한 존재의 의미는 우리에게 특별하게 다가와 죽음이라는 아주 지극히 정상인 상태를 비정상적인 상태로 인식하게 만든다.      


우리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우리의 삶이 고통과 두려움뿐인 것은 아닐지 항상 생각하고는 했었다. 그런데 누구나 인생은 한 번밖에 살지 못하기 때문에 원래 인생은 불행한 것은 아닐지 생각하면서도 동시에 우리의 삶을 순간순간 채워가는 행복과 비스름한 그러한 감정들이 우리에게 위안이 될 수 있다면, 나의 글도 그런 종류의 하나가 아닐까.     


삶을 계속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야기 속에서 삶을 빼고 이야기해야 그때야 비로소 진짜 삶에 관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삶이라는 것은 지극히 추상적인 대상이기 때문에, 삶을 ‘삶’이라고 표현하기보다는 삶이라는 단어를 구구절절하게 풀어써야 비로소 삶이 되는 것이 아닐까?


모든 삶은 다 구구절절한 사연들이 있고 나는 이런 사연들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 배우 전여빈이 청룡영화상 여우조연상 수상소감으로 “중요한 것은 꺾여도 그냥 하는 마음”이라고 했다.     


어차피 아무것도 없이 태어난 인생, 아무렴 어떤가, 삶은 정답이 없고, 우리는 실패를 한 것이 아니라, 성공을 위한 과정이라는 것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냥 해야 할 일을 하자는 생각과 더불어 이번 크리스마스를 지나 내년을 맞이하는 마음으로 나와 이웃들을 조금 더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이 있었으면 좋겠다.   

   

삶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살아지는 것이고, 그 원동력은 할 일을 하는 것에서 온다. 아직 우리의 삶이 끝나지 않았다면, 우리는 잘못 사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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