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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유담

사진으로 치유하는 이야기를 하게 된 배경

사진을 전공했지만, 늘 내 마음에 쏙 드는 사진을 얻는 것은 쉽지 않았습니다. 사진의 기술을 배우고, 어느 정도 보기 좋은 사진은 찍을 수 있게 되었지만, 여전히 본질적인 무언가가 빠져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러다 문득, ‘사람의 마음을 알면 사진도 더 잘 찍을 수 있을까?’라는 질문이 생겼습니다.

이 질문이 저를 심리학의 세계로 이끈 계기가 되었지요.


심리학을 공부하며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에 부딪혔습니다.

나를 탐구하는 시간은 기쁨과 고통이 함께하는 연속이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나 자신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얻는 통찰은 그동안 사진만으로는 느끼지 못했던 깊은 환희를 선사했습니다.

또한, 나에게 기쁨을 주는 방법을 배우며 조금 더 너그럽고 유연한 사람이 되어가는 것 같았습니다.


사진은 찍은 사람의 내면이 표현되고, 보는 사람의 무의식에 접촉할 수 있는 도구가 된다는 생각에 확신이 들면서 이제는 상담심리사로서 사진을 상담과 연결하여 치유의 도구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사진은 단순한 기록 이상의 힘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 장의 동일한 사진이라도 보는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 이야기를 전해주는 것은

그들이 가진 내면을 비추는 거울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자신의 오래된 사진을 꺼내 과거의 기억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스스로도 잊고 있던 감정을 발견하는 것은, 과거를 통해 현재의 자신을 재조명하고 치유하는 과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때 사진은 단순히 기억을 떠올리게 하는 도구를 넘어, 그 무엇인가의 메시지를 드러내는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이지요.


내담자와 함께 사진을 매개로 이야기를 나누며, 그들의 내면 깊은 곳을 탐구하고 치유하는 과정은 신비롭고 놀라운 경험입니다.


한 내담자는 자신이 찍은 풍경 사진을 통해 자신의 상태를 표현했습니다. 그는 흐릿하게 보이는 나무를 보며 “마치 저 자신 같아요. 선명하지 않고 희미해요”라고 말했고, 이 한 마디로 시작된 이야기는 그가 느끼던 불안과 자신감을 회복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되었습니다.


또 다른 내담자는 어린 시절 찍은 가족사진을 통해 잊고 지냈던 가족과의 관계를 다시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사진 속 웃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보며, 그는 “그땐 참 행복했는데, 왜 지금은 그 기억이 희미해졌을까요?”라고 물었습니다. 스스로에게 물은 이 질문은 그가 현재의 감정과 관계를 재구성하는 중요한 시작점을 마련해 주었습니다.


‘사유담’은 사진을 통해 치유하는 이야기를 담은 공간입니다. 사진과 심리학이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여정 속에서 발견한 내 안의 힘을 많은 사람과 나누고 싶습니다.

사진은 단순히 아름다움을 담는 것에 그치지 않고, 우리 자신과의 대화를 가능하게 합니다.


당신이 찍은 사진 속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요? 어쩌면 그 이야기가 당신을 더 깊이 이해하는 시작점이 될지도 모릅니다.


사진과 심리학, 그 특별한 만남이 당신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지 기대하며,

‘사유담’에서 그 첫걸음을 함께 걸어가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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