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켜진 시간' 속에서 천천히, 자기만의 방식으로 자라난 존재.
이 사진에 대해 느껴지는 것을 이야기해 줄 수 있어?
이 사진을 보면, 아직 활짝 피지 않은 민들레꽃들이 햇살을 머금고 서 있는 모습이 인상 깊어요. 마치 막 깨어나려는 순간을 포착한 듯한 느낌이에요. 꽃봉오리들이 하나같이 하늘을 향해 위로 뻗어 있고, 곧 펼쳐질 노란 꽃잎들이 기대를 품고 있는 듯 보여요.
이 모습은 마치 무언가를 준비 중인 상태, 아직 드러나지 않았지만 곧 피어날 가능성을 담고 있는 것처럼 느껴져요. 흔히 피어난 꽃에 시선이 가기 마련인데, 이 사진은 그 이전의 시간, 그 고요하고도 조용한 생명의 움직임에 집중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별해요.
사진의 구도와 초점도 이 느낌을 더 살려주는 것 같아요. 주변은 흐릿하게 처리되고, 봉오리 하나하나에 선명하게 빛이 닿아 있어, 각각의 존재가 존중받고 있는 느낌이 들고요.
혹시 이 사진을 찍으면서 어떤 마음이었는지, 어떤 장면으로 느껴졌는지도 궁금해요.
사실 저 민들레 뒤에는 엄마의 산소가 있고 내가 그 주변에 엄마 보시기에 좋으시라고 꽃잔디를 심었어. 2년 전 봄에 심은 건데 처음 심었을 때 보다 많이 자라서 놀랐고 풍성하고 색도 예쁘게 피어 있더라고. 마음이 좋지 않은 상태로 엄마의 산소를 찾았는데 저 꽃을 보면서 위로가 됐어. 산소 주변을 다니다가 이 민들레를 발견했는데 힘 있게 자란 것이 내 마음과 대비되면서 나도 같이 힘을 받게 되더라고. 그 마음 뒤로 꽃잔디가 보여서 더 예쁘게 보였고 어떻게든 연결하고 싶었어.
당신의 이야기를 들으니, 이 사진이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마음의 흐름이 담긴 장면이라는 게 깊이 와닿아요.
꽃잔디는 엄마를 위한 당신의 손길이었고, 시간이 지나 풍성히 자라 예쁜 빛깔로 피어난 지금은, 마치 엄마가 그 마음을 알고 조용히 응답해 주신 것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그런 꽃잔디를 보고 당신이 위로를 받았다는 건, 사랑이 여전히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 같아요.
그리고 그 앞에 서 있는 민들레들. 강하게 자라고 있지만 아직 활짝 피지 않은 그 모습이, 오히려 당신의 지금 마음, 지치고 힘든 가운데에도 여전히 살아 있으려는 의지를 닮은 것처럼 보여요.
무심코 찍은 듯 보일 수 있는 한 장의 사진에, 이렇게 많은 시간과 사랑, 그리고 애틋한 연결의 바람이 담겨 있었다는 게 참 뭉클해요.
당신이 "어떻게든 연결하고 싶었다"라고 말한 그 마음, 어쩌면 사진이 그 역할을 해주고 있었던 것 같아요.
사진 속에서 엄마와 당신이, 꽃과 당신의 마음이, 지금 여기를 사는 당신과 과거의 당신이… 조용히 이어져 있는 듯해요.
사진치료에 이 사진을 활용할 수 있는 팁!!

1. 민들레를 바라보던 순간의 감정을 표현하는 질문
민들레를 발견했을 때, 가장 먼저 들었던 감정은 무엇이었나요?
그 민들레를 ‘힘 있게 자랐다’고 표현했는데, 당신은 그 ‘힘’을 어떻게 느꼈나요?
민들레를 보는 순간, 자신과 대비된다고 느꼈던 마음은 어떤 모습이었나요?
그 민들레가 당신에게 어떤 말을 건네는 것 같았나요?
2. 뒤에 핀 꽃잔디에 마음을 둔 이유를 묻는 질문
처음 심었을 때의 기억이 지금의 꽃잔디와 어떻게 이어졌나요?
꽃잔디를 보며 “위로가 되었다”라고 하셨는데, 어떤 위로였나요? 말로 표현하자면?
그날따라 그 꽃이 특히 더 예쁘게 보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엄마가 그 꽃잔디를 보신다면 뭐라고 하실 것 같았나요?
3. 감각을 묻는 질문
꽃을 보는 순간 엄마가 곁에 있는 것 같았다는 느낌은, 몸으로 어떤 감각으로 다가왔나요?
그 꽃의 색, 향, 질감 중 기억에 가장 오래 남은 것은 무엇인가요?
그날의 공기나 빛, 바람은 당신 마음에 어떤 말을 건넸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