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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륜 May 18. 2016

사소한 일탈, 오후 반차

가끔은 평일 낮에 영화를 한 편 보고싶다

회사, 또 부서마다 연차를 쓰는 분위기는 다르다.

어디는 일주일 전에 허락을 받아야 하고, 어디는 아프지않는이상 반차는 눈치보이고.


다행히 우리팀은 반차사용이 꽤 자유로운편이다. 팀장님이 그런 분위기를 만들어주셨고, 직원들의 휴가사용률이 높을수록 상급자의 평가지수가 높게 나오기 때문이기도 하다.


항상 여행을 갈 때 연차를 썼는데, 오늘은 특별한 일정이 없음에도 오후반차를 냈다.


어린이날 연휴 4일 중 3일을 출근해버려서 좀 힘들기도 했고, 어제 탈탈 멘탈이 털리기도 했고, 지난주 금요일에 쓰려다가 못 쓴 이유도 있고-


가끔은 평일 낮에 영화를 보고 카페에 앉아 커피를 마시는 사소한 일탈을 해보고 싶었다.


낮에 시간이 빈 김에 낙원상가에 가서 악기소모품도 사고, 점심에 맥주 한잔을 마시고, 영화도 예매했다.


아주 평온하고 여유로운 평일 오후지만 안타깝게도 마음이 아주 편하지는 않다.

계속 여기저기 카톡방은 울려대고, 기자는 전화오고, 평일 낮에 종로에서 점심을 먹고 복귀하는 직장인들을 보니 (마치 백수일 때 직장인들이 많은 곳에 간 것처럼) 뭔지 모를 조바심이 든다.


어느새 여유를 제대로 즐기지 못하는 사람이 된것같아 서글프다.


모든 직장인은 비슷하겠지만, 우리도 입사 첫 해에는 공식적인 연차 사용가능일자가 없다. 2년차부터 연간 15일이 나오는데, 나는 입사 첫 해에 6일정도를 끌어다 썼기때문에 올해는 휴가가 며칠없고, 그마저도 이런저런 여행계획들로 며칠 남아있지 않다.


하지만 시간이 되는대로, 반차를 종종 써보겠노라 생각해본다.  평일 낮에 부려보는 사소한 일탈에 적응하고, 여유를 좀 더 즐기고, 건강하게 스트레스를 풀고, 다음날 복귀했을 때 좀더 업무에 열정을 갖고 임할 수 있도록.


물론 핸드폰을 끄고 있을 수 있다면 더 완벽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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