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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당륜 Jul 21. 2016

방을 싹 바꾸면 새 꿈을 꿀까

방 리모델링:스케치업으로 가구 시안 그리기

요 며칠, 퇴근하고 집에 오면 방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 가족들끼리 머리를 맞대고 고민한다.

내 방은 크지 않은데다가 창문이 애매한 위치에 있어서, 장이 창문을 반쯤 가리고 있다. 게다가 욕심껏 사모은 책은 왜이렇게 많으며, 항상 입을게 없다고 생각하지만 옷은 또 왜이렇게 많은지.


지금 이 방은 내가 고등학생때인가..대학교 1학년 때인가 도배를 새로 하고 가구를 싹 바꾼건데,

그때는 공부에 대한 의욕이 넘쳐서 책상과 책장을 1순위로 고르느라 비중을 많이 차지하고 있다. 


허나 이제는 뭐, 책상 위는 그저 이것저것 화장품과 책을 늘어놓은 수납공간에 불과하다. 

공부할 일이 생기면 카페로 나갔지, 곧죽어도 집에서 뭔가를 하지는 않는다. 

이제는 주말 내내 늘어져 있을 침대와, 예쁜 양초를 놓을 선반과, 아늑하게 책을 읽을 공간이 더 필요한 때가 됐다.


그래서 방 가구들을 싹 바꾸려 알아보는데, 방 구조상 옷장과 침대, 책장이 다 들어가기엔 공간이 영 비좁다. 

기성제품으로 하자니 도저히 각이 안나와서, 붙박이 가구들을 직접 짜기로 했다.


식구들이 머리를 맞대고 도안을 그렸는데, 이걸 업체에 제대로 전달할 방법을 찾다가

구글에서 '스케치업' 프로그램을 알게됐다. 


가구나 인테리어 시안 등을 쉽게 짤 수 있는 프로그램인데, 제대로 툴을 익힐 시간은 없었지만 대충 2~3분정도 필요한 내용만 익혀서도 어느정도 내가 원하는대로 그릴 수가 있었다. 진짜 신기하고 편한 프로그램이다. 


좀 더 시간이 있어서 툴을 제대로 익히고 했더라면 길이 표시나 그런 것도 좀더 정확하게 했을텐데, 

역시나 마음만 급한 나는 하루라도 빨리 견적을 내고싶어서, 3D로 시안 짠 것을 view별로 2D로 변환해 이미지로 저장하고, 그 위에 길이와 요청사항을 추가로 명시했다.


원래 나는 시집을 일찍 갈 줄 알았다. 내가 시집을 가면 이 방의 용도는 싹 바뀔테니, 그때 가구를 바꾸라고 했던게 벌써 몇년이다. 이젠 엄마도 보다보다 못하겠는지, 당장 바꾸라며 내 불같은 결정에 기름을 부었다.


새 방이 생기면, 제주에서 사온 예쁜 양초도 진열해놓고, 침대 머리맡에 LED 전등을 달아 책 보다 바로 누워 잠들고 싶다. 예쁜 침구와 쿠션도 사야지. 


방 하나 바꾸는 것도 이렇게 설레는데, 진짜 내 집이 생기고 오롯이 꾸밀 공간이 생기면 얼마나 좋을까!

대가족 안에 살면서 느끼지 못한, 방 이외의 공간을 내 맘대로 꾸미는 재미도 얼른 느껴보고싶다. 그때쯤이면 인테리어 매거진을 만들어 잔뜩 글을 쓸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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