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_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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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으로부터 30일 전이었다.
밑져야 본전이라는 생각으로 시작했었다.
스스로의 동기부여를 위해 이름도
’시크릿 프로젝트’라 지었다.
매일 감사한 일을 기록하고, 내가 원하는 미래의 모습을 적어가는 것이었다.
처음엔 반신반의했다.
무신론자이기도 하고, 무엇인가를 ‘믿는다’는 것이 내게는 가장 어려운 일이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되면 좋고 아님 말고! 의 마음이 컸다.
그렇지만 내 인생의 신념이
something is better than nothing. 이기에
해볼까? 하는 생각이 게으름과 귀찮음으로 옅어지기 전에 그날 바로 브런치를 열어 글을 발행했다.
1년이 넘는 시간 동안 브런치를 쉬다가 다시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하는 글을 쓰려하니 어떤 글을 써야 할지, 어느 선에서 글을 발행해도 되는 건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았다. 막상 내 글을 누군가 볼지 안 볼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혹시나 많은 사람이 보면 어쩌지?라는 생각에 김칫국부터 마셨던 것이다.
그렇게 몇 편의 글을 쓰고 그 글들의 조회수 통계를 봤다.
25명, 21명, 어떤 글은 10명도 채 보지 않는, 내 글에 대한 걱정들은 다 기우였음을 깨닫는 순간이었다.
이때부터 훨씬 글쓰기가 편해졌다.
이번 프로젝트는 누군가를 위한 것이 아니라 나를 위한 일이라는 것을 되새기게 됐다.
정말 내가 나의 하루를 만들어갈 수 있는 주체인가,
‘믿는 대로, 생각하는 대로 이루어진다’는 말을 나 스스로 믿어낼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을 풀어내기 위한 과정이기에 그 목표에만 집중하기로 했다.
감사한 일과 미래의 바라는 모습은 지극히 개인적인 일들이 담길 수 있기에 펜으로 적는 내 다이어리에 기록했었다.
사소한 일들에서부터 궁극적으로 내가 바라는 나의 삶의 모습까지 그날 그날 적어내려 갔다.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잘 실감이 나지 않았다. 그땐 구체적으로 적지도 않았다. 사실 뭘 어떻게 적어야 할지 몰라 두리뭉실하게 적었었다. 그래서였는지 막상 다이어리에 적었던 일들이 일어나더라도 ‘꿈보다 해몽’ 아닐까?라고도 생각했었다. 그냥 우연의 일치인데 내가 굳이 그 문장과 연결해서 생각하다 보니 마치 그게 이루어진 것처럼 느껴지는 건 아닐까? 와 같은.
그러다 이따금 일주일 연속으로 주차장에 내가 원하던 자리가 비어있는 것과 같은 사소한 일부터 여보의 사업적 일들이 문제가 생겼는데 의도치 않게 잘 풀려나간다거나, 아이와의 관계가 예전과는 다름을 느꼈을 때 어쩌면 내가 매일 아침 좋은 생각을 가지고 그 생각을 적어 내려 가고 마음속으로 그려낸 일들이 조금은 영향이 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때 비로소 조금씩 구체적인 일들을 적기 시작했다.
그 첫 번째가 바로 브런치였다.
그 글의 구성이나 완성도가 어떻든 간에 매일 하나의 글을 써낸다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학창 시절을 떠올려봐도 방학숙제 중 가장 어려운 것이 매일 일기 쓰기가 아니었던가. 그래서 어떤 날엔 좋아하는 시를 적어 발행하기도 했고, 틈틈이 적어두었던 지난날의 메모장에서 글을 가져와 올리기도 했다. 육아에 지친 날에는 무슨 정신으로 썼는지도 모르지만 어떻게 해서든 매일 써내리라는 마음으로 아이를 재우다 잠시 잠이 들었어도 다시 일어나 꼭 뭐라도 발행하고 다시 잠들곤 했다.
썩 내 글이 온전히 마음에 드는 날이 잘 없지만 사람 마음이라는 것이 이왕 이렇게 대중을 대상으로 나의 이야기를 드러낸다면 많은 사람이 읽어봐 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그래서 다이어리에 하나의 문장을 더해 적기 시작했다.
‘나의 글을 1000명의 사람들이 읽는다.’
나만 보는 다이어리에 혼자 쓰면서도 왠지 모르게 쑥스러운 문장이었지만 그게 지금 내가 바라는 모습이라면 내 마음에 솔직해지자.라고 생각했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며칠 뒤에 정말 그 일이 일어났다. 보름이 지나도록 늘 조회수가 두 자릿수였는데 생각지도 못한 글이 조회수 1000을 넘겼다.
이루어지는구나!
사실 조회수만큼의 사람들이 모두 내 글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었는지, 시간을 들여 읽은 글이 괜찮았었는지는 알 길이 없지만 내가 바랐던 건 어찌 됐건 1000명의 사람들이 내 글을 보게 된다는 것이었기에 결과론적으론 내가 그린 미래의 일이 정말 현실이 되었다.
한 번은 그래, 우연의 일치! 어쩌다 얻어걸린 일이겠거니! 하고 넘기려 했다. 그래서 그날부터 다시 빼먹지 않고 내 글을 1000명의 사람이 읽는다고 매일 썼다. 그리고 오늘 딱 30일이 되는 날, 다시 한번 알림이 떴다.
믿는 대로 이루어지는구나!
사실 브런치 조회수 말고도 내 다이어리엔 아주 사적인 내용들도 많이 적혀있다. 모두 다 공유할 수 없지만 많은 일들이 내 일상에서 조금씩 변화를 가져오고 있다. 물론 적어낸 모든 일들이 이뤄진 건 아니다. 그리고 지금도 100% 확신한다고 말할 수는 없다. 그렇지만 지난 30일간 이 프로젝트를 매일 해오면서 한 가지 확신하게 된 것이 있다.
‘습관이 생각을 만들고, 생각이 행동을 만들고, 행동이 결과를 만든다.’ 이다.
올해 초 다이어리를 사며 가장 첫 장에 적어둔 글귀다.
덧붙여 깨달은 것이 있다면,
삶에 일어나는 모든 일들의 시작점은 바로 ‘나’라는 것이다. 나의 감정, 나의 생각, 나의 행동들이 모여서 나의 하루를 만들고 그 하루하루가 모여 나의 삶이 된다.
지난 30일간 매일 감사한 일, 바라는 미래의 모습들을 글로 써가는 행위를 통해 나의 감정과 생각 그리고 행동의 주체는 ‘나’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고, 그 알아차림이 나의 매일에 기적을 일으킨 가장 큰 동력이었다고 말하고 싶다.
‘기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한 이유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매일 일어나는 모든 일이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는 생각이 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주 일상적인 일이었던 매일 아침 눈을 뜨고 일을 나가는 것도 내가 그렇게 하겠다는,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고 그 생각이 행동으로 이어졌기 때문에 비로소 일어날 수 있는 ‘기적’ 같은 일이라는 것이다. 다만 우리가 의도적으로 하고 있다고는 알아채지 못할 만큼 너무나도 익숙한 생각에 의한 일이기 때문에 이 일이 일어나는 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여기는 것일지도 모른다.
처음 목표했던 30일의 시간은 끝이 났지만 여전히 변화하고 싶은 모습들이 많이 남아있고 지난 30일간에 일어난 ‘작은 기적’들 덕분에 조금 더 해보고 싶다는 의지가 생겼다.
매일 글쓰기는 50일까지 이어가 보기로 했다.
다이어리에 감사한 일과 미래의 바라는 모습도 꾸준히 적어볼 생각이다.
이 글도 많은 사람들에게 읽혔으면 좋겠다.
그중 단 몇 명이라도 한 번 시도해 봤으면 좋겠다.
내가 나의 기적을 만들어가는 일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