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매일 아침을 차려내는 이유

우리집식 안녕

by 구나공
아침을 차려두고도 여유가 있으면 찍어 남겨둔 나의 아침상들


여느 날과 같이 아침을 차려두고 지하철을 타러 가는 길에 문득 내가 아침을 차려내는 이유가 뭘까 생각이 들었다. 사실 우리 집에서 가장 출근시간이 빠른 건 나다. 두 사람 몫의 아침을 준비하려면 원래 일어나야 할 시간보다 한 시간은 더 일찍 일어나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나는 굳이 아침 차림을 고수하려고 하는 걸까? 아침을 꼭 차려달라는 사람도 없고 예전처럼 아침상 안 차린다고 여자를 탓하는 시대도 아닌데...


인스타에 올려서 좋아요와 대단하다. 멋지다.라는 말을 들으려고?

이런 아내 없으니 감사하며 살아라는 남편에게 보내는 무언의 메시지?

언젠가 아들에게 엄마가 이만큼 애썼다고 말하기 위해서?


사실 그런 생각들이 1%도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런 표면적 이유들을 덜어내고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니

엄마가 내게 보여준 사랑이 내 안에 단단히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매일 아침,

무슨 일이 있어도 아침은 꼭 챙겨 먹어야 한다며 사과 한쪽이라도 입에 물려 보내던 엄마의 모습이 선명하다.

엄마는 우리 식구의 하루가 무탈하기를 바라는 마음을 아침상에 담아내어 놓으셨다.

아빠와 오빠 그리고 내가 집을 나서기 전에 엄마가 해 준 음식을 배에 채워 넣어야

하루를 든든히 보낼 수 있다 여기셨던 것 같다.


그래서일까 나도 하루의 시작은 아침식사라는 생각이 깊게 박혀있다.

자취하던 아가씨 시절에도 꼭 아침은 챙겨 먹고 다녔으니까.


그러니 내게 가족의 아침을 챙기는 일은 꽤 중요하고 소중한 하루의 시작과도 같다.


나의 엄마가 내게, 우리 가족에게 해 주었듯 매일 아침. 할 수 있는 한 아침밥을 차려내는 일.

내 가족의 오늘 하루의 안녕을 바라는 일.

엄마가 내게 가르쳐 준 사랑을 지키며 키워가는 것 중 하나가 아침을 차리는 것이다.


또 이렇게 아침을 준비하는 시간이 내게 작은 위로와 행복이 되어주기도 한다.


탁탁 도마소리, 보글보글 찌개 끓는 소리, 차카차카 밥 짓는 소리

이 모든 게 어우러진 맛있는 냄새가 풍기는,

나에게도 엄마가 늘 곁에 있어주던 매일의 아침들이 떠올라서

내 마음을 새 밥마냥 고슬고슬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이번주 일주일도 우리집식 사랑을 먹고 나간 남편과 아이가 덜 힘들고 더 웃는 하루하루였기를!

아침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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