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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성취감은 좋은 겁니다.

by 중소기업직장인

이제 중소기업의 일반적인 모습과 시스템, 직장동료와의 관계 등을 알려준, 제 인생의 두번째 회사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가 되었습니다.


망해버린 첫 회사를 나와서 극심한 마음고생을 동반한 몇 개월간 취업활동이 진행되었습니다. 망해버린 회사의 경력은 이력으로 쓸 수 조차 없기 때문에 회사가 절 바라보는 시선은 첫 취업이 너무도 늦어버린 어찌 보면 시간을 낭비한 사람이 되어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그런지 첫 취업보다는 더 많은 이력서 작성과 면접 수행을 수반하고 나서야 겨우겨우 취직을 할 수 있었습니다.


두번째 회사는 인원 20명 정도, 매출 규모는 그리 크지 않았지만 꾸준히 영업이익을 발생시키고 있는 중기업이라기 보다 정말 소기업에 가까운 회사 였습니다.


사실 첫 회사가 망해버려서 그런지 회사를 선택하는 기준을 너무 안전성에 치중했던 것 같습니다. 일단 두번째 회사는 지속적으로 수요가 발생하는 품목을 수입하여, 사회에 꼭 필요한 기관들에게 납품하는 기업이었기 때문에 매우 안정적이었습니다. 기업이 보유한 유형의 핵심 제품이 있는 것은 아니었으며, 오랜 경험을 기반한 유통에 특화된 회사라는 것이 약점요소가 될 수는 있지만 그래도 꾸준히 유지해 나갈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기업이 다루고 있는 품목과 그 산업이 생소하긴 했지만 무엇보다 그 기업에서는 신입을 뽑고 있었고, 업무적 요구사항이 조금 광범위했지만 추구하는 성향이 저와 잘 맞았기 때문에 취업이 가능했던 것 같습니다.


사실 회사에 맞게 자소서와 이력서를 작성하여 제출하고 서류 통과 후 실무 면접과 대표이사 1:1 면접 시에 맘에 들게 잘 말을 하였고 인정받았기 때문에 라고 말하면 좋겠지만, 그저 중고 신입인 저는 그 회사의 아이템과 요구하는 업무에 대해 미리 준비한 것을 기반으로 절실하게 열심히 일하겠다고 어필을 하였으며 그런 부분이 통해서 취업이 성공한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결국 입사가 확정되어 출근하라는 전화를 받았을 때 그 기쁨과 두근거림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소리도 지르고 눈물도 흘렸을 지 모르겠습니다.


사회에 낭만이 가득했던 시절이어서 그런지, 제가 바보라서 그랬던 것인지, 아니면 그동안 고생으로 인한 반쯤 포기 상태였던 것인지, 아무튼 저는 '회사가 작으면 어때? 열심히 해서 회사와 같이 발전하면 되지.’ 하고 또 쓸데없는 행복회로를 돌렸습니다. 저기서 행복회로를 돌리지 않고 지금 상황을 더 냉정하게 판단하고 개선시키려는 노력을 하는게 더 좋은 결정이었겠죠. 하지만 그건 중고 신입 회사원에게 너무 많은 것을 바라는 것이겠네요.


아무튼 몇 개월동안 마음고생 후의 기분 좋은 사건이었고 스스로에게 무척 많은 칭찬을 할 수 있는 취직의 순간이었으며, 결론적으로 무언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을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힘든 일이 있어도, 어려운 과정을 보낸다고 하더라도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모든 시간은 무엇인가를 성취하기 위해 보내는 시간입니다. 성취는 업무의 완성이나 직장인의 최대 관심사인 급여의 상승, 프로포즈와 결혼, 게임에서 원하는 엔딩이나 레벨의 달성, 학습에서 원하는 점수의 획득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납니다.


물론 시간은 항상 좋은 성과로 연결되지는 않으며 때로는 남에게 내세울 만한 성취를 이끌어내지 못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그 과정은 우리의 경험으로 남기 마련이며 지속적으로 이야기해왔듯이 그 경험 역시 또 하나의 성취가 될 것입니다.


여러분, 시간을 들여 노력을 하고 얻게 되는 성취는 참 좋은 겁니다. 성취를 이루거나 적어도 노력했다면 우리가 가진 가장 희소하고 소중한 자원인 시간을 바람직하게 보냈다는 증거입니다.


남들에게 내세울 수 있거나 없거나 따지지 마세요, 자기가 하나라도 얻는 것이 있다면 성취입니다. 또한 그 단계에서 끝내지 말고 우리가 얻은 성취가 경험이 되고 다시 경험이 또다른 성취를 만들 수 있도록 꾸준히 노력하면 됩니다. 그러니 여러분이 어떤 생각을 하시든지 무슨 행동을 하시든지 간에 결과적으로 작은 성취라도 이루기 위해서 시간을 보내시길 당부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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