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번째 회사는 대기업 출신 CEO와 임원이 있는, 체계적인 업무를 기반으로 하는 중소기업이었습니다.
규정집도 비치되어 언제든지 확인 가능했으며, 비전의 역할을 하는 사훈도 공표되어 준수되었고 정성적, 정략적인 회사의 나아가야 할 방향을 직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안내하였습니다. 그 당시 친구들과 이야기해 봐도 직원을 위하는 제도가 가장 많은, 그리고 지속적으로 직원을 위해 노력하는 기업이었습니다.
매주 하루, 한시간 일찍 회사에 나와야 했지만 일본어나 한자 교육도 무료로 수강할 수 있었고, 매월 직원들에게 책을 제공하여 독서를 권장했으며, 발표를 통해 도서의 내용을 공유하고 좋은 발표자에게 상품도 나눠주는 독서토론도 진행하였습니다. 정기적으로 주말을 이용하여 노인복지 시설 자원봉사를 통한 사회공헌도 실시하였으며 계절별 체육행사 및 워크샵도 꾸준히 진행했던 것 같네요. 물론 대표이사님의 취향에 의해 행사의 마무리는 등산이긴 했습니다.
무엇보다 대표님이 직원에게 제공하고자 하는 여러가지 가치가 있었는데 그 중에 하나는 임직원이 지갑 없이도 회사에 출퇴근할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따라서 평균적인 출퇴근 교통비를 산정하여 별도로 지급하였으며, 업무시간 내의 모든 식대는 회사가 지불했습니다. 물론 당연하게도 출장시에는 별도의 출장비와 실비를 함께 정산해주었고, 외근시에는 교통비를 별도로 지급하고 현장에서 직접 퇴근하는 것도 인정했습니다. 첫 회사에서 교통비를 못 받은 기억이 있는 저는 이것만 해도 너무 만족스러웠습니다.
이 외에도 국가에서 제공하는 기본 건강검진을 종합검진으로 업그레이드를 진행하여 주었으며 생일과 결혼기념일 등 각종 기념일선물, 명절 때 넉넉한 인센티브와 선물을 함께 제공했던 것 같습니다.
요즘 기업들의 복지 수준에 비춰보면 평범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 시절에는 대기업이 아닌 이상 기대할 수 없는 복지였던 것 같습니다.
복지의 뜻을 아시나요? 복지의 사전적 의미는 행복입니다. 그렇다면 기업복지는? 기업이 임직원에게 제공하는 행복이라는 뜻이지요. 기업입장에서 직원이 회사에서 늘 행복감을 느끼도록 만들 수 있다면, 회사에 대한 만족도도 충선도도 올라갈 것이며 그와 비례해서 업무능률은 더욱 높아지겠죠. 당연히 이 모든 것은 직원의 성과로 이어지고 다시 회사의 이윤 창출로 연결될 것입니다. 거창하게 말하면, 기업의 존재 목적인 영속적 이윤의 창출을 이룩하게 하는 바람직한 선순환 창출인 것이죠.
따라서 기업이 임직원에게 제공하는 복지는 구직자들이 기업을 판단하는 매우 중요한 기준 중 하나로 작용합니다. 보통 직원을 위하는 임원은 직원이 오래오래 회사에 남아 함께 성장하길 바랍니다. 따라서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수익을 발생시킨다면 충분한 비용을 투입하여 직원만족도를 높이려고 노력합니다.
기업이 임직원에게 고품질의 다양한 복지를 제공한다면 그 회사는 매우 높은 확률로 일하기도 좋고 회사의 전망도 밝다고 판단하셔도 좋습니다. 이런 생각이 합리적이고 효율적임에도 불구하고 현실속의 중소기업들은 대부분 먼저 회사가 잘되어야 직원들에게 베풀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직원을 쥐어짜는 것부터 시작하죠.
중소기업의 복리후생은 거의 대부분 대표이사의 의견과 지시를 따라서 진행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회사의 임원은, 특히 대표이사는 그 회사 내부에서 정말 막강한 힘을 가지고 있지요. 제가 신입사원 시절에는 CEO가 기침하면 사원은 몸살이 걸린다는 말도 있었습니다. 중소기업에서는 좋은 대표이사를 만나는 것이 정말 행운이며 회사생활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요소 중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동안 업무를 선택하고, 회사를 선택하는 부분에 대해서 몇 가지 이야기했습니다만, 추가적으로 기업이 제공하는 복리후생도 판단기준에 추가하시길 바랍니다. 또한, 여러분이 오래 근무하셔서 높은 자리에 올라갈 수록 조금 더 직원들을 위해 근무환경 개선에 힘써 주시고 복지를 챙겨 주기위해 노력한다면 좋은 직원들이 옆에 남게 될 것이며, 그 직원들은 여러분이 없는 장소에서 여러분을 칭찬하며 환호할 것입니다.
그리고 직원의 입장에서 열심히 일하시는 여러분,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고, 성과를 창출했다면 당연한 보상과 함께 필요한 복지도 당당히 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물론 좀 전에 이야기한 ‘회사가 복지를 챙기고 그 안에서 직원이 만족하니까 성과가 난다.’ 라는 이야기와는 달리 주객이 전도된 거꾸로 된 이야기긴 합니다. 하지만 좋은 복지가 있는 회사를 선택하지 못하셨다면 우리가 직접 바꾸도록 노력하는 것도 바람직합니다. 부디 모든 중소기업인들도 좋은 복지를 누릴 수 있는 사회가 빨리 왔으면 좋겠습니다. 적어도 우리가 그런 사회를 물려주도록 노력해봅시다.
그때까지 다들 힘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