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사원때는 정말 모르는 것 투성이 입니다. 말 그대로 백지 상태이지요. 선배의 OJT를 들어도 무슨 이야기를 하는건지 이해하기도 어렵고 분명히 배운 것 같은데 기억 나지 않아서 난감한 경우가 많습니다.
대기업이나 공기업, 공무원 조직 같이 업무매뉴얼이 존재하는 회사라면 좋겠지만, 우리는 그런게 있기가 힘든 중소기업을 다니고 있습니다. 만에 하나 중소기업에 업무매뉴얼이 있다고 하더라도 아마 몇 년 동안 업데이트가 진행되지 않아 그대로 따르면 업무에 막대한 지장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 이겠지요.
제가 신입사원때는, 지금생각하면 아무것도 아닌 세금계산서 정산 기안에 한시간 가까이 걸리고, 업무 진행 일정과 세부사항에 대한 업무를 준비한느데만 하루종일 걸리고 그랬습니다. 심지어 내용이 아니라 양식을 만드는데만요!!
우리는 회사라는 조직에 적응하고, 그 조직에서 담당하는 모든 업무에 익숙해 질 때까지 지속적으로 선배들에게 질문을 던집니다. 하지만 질문만 해서는 곧 한계에 다다릅니다. 유사한 질문을 여러 번 할수록 우리는 무능한 후배가 될 것이며, 일머리가 없거나 새로운 일을 믿고 맡기지 못하는 사람이 되어버릴 겁니다.
비단 신입사원이 아니더라도 재입사한지 얼마 안되는 직원 역시 질문을 많이 할 수 밖에 없습니다. 물론 신입사원에 비해 빠르게 적응하고 그 빈도가 더 낮겠지만 말이죠.
제 경험을 말씀드리자면 직속선배로부터 '질문을 할 경우 일단 고민해봐'라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몰라서 물어보고싶은데 모르는걸 고민해보라니 상당히 난감하죠. 다시 시간을 좀 보내고 잘 모르겠다고 솔직하게 이갸기 하면, 우리 까칠한 직속선배는 '그것도 모르냐, 할 줄 아는게 뭐냐, 이러면 인사평가를 어떻게 받으려고 그러냐' 등등의 스트레스를 가득 안겨준 후에 겨우겨우 업무를 가르쳐주곤 했습니다. 지금 같으면 직장내 괴롭힘이라고 했을 정도였죠.
시간이 지나면서 저 역시 선배의 위치가 되었고 업무에 꼭 필요한 것부터 말도 안되는 것까지 많은 질문을 받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그 직속선배가 질문받을때 왜 까칠했는지 조금씩 깨닫기 시작했죠. 아는 만큼 보이기는 한다지만 동일한 내용을 나와 후배가 동시에 함께 보더라도 후배는 핵심을 바라보지 못합니다. 심지어 핵심과 전혀 다른, 아무것도 아닌 이슈에 더 집중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뿐만 아니라 분명히 가르쳐 줬던 일이고 메모까지 하는걸 봤던 기억이 있는데도 마치 처음 접하는 것 처럼, 재차 잘 모르겠다고 가르쳐 달라고 합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 노트에 정리하지 않았냐고 물어봤을 때 대부분 ‘어? 여기 있었네요’라는 반응을 한다는 것이죠. 이런 상황들이 반복된다면 아무리 착하고 마음 좋은 선배라도 답답하고 화가 날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요?
우선 모든 업무적인 선배님들! 우리도 그랬던 것을 기억해 주세요, 처음부터 막 다 잘하고 열심히 하고 칭찬받고 그러지 못했습니다. 그리니 일단 마음을 가라앉히고 가급적이면 업무 절차에 대해 조금만 더 정리해서 전달해 주세요, 선배입장에서 그런 정리는 정말 빠른 시간안에 할 수 있는 별거 아닌 일이잖아요? 한 번 알려줄 때 확실히 알려주면 질문 받는 빈도도 적어질 테니 좋은 일 이라고 생각합시다.
질문을 많이 해야 하는 입장에 놓인 업무적 후배 여러분! 우리 질문이 뭔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봅시다. 우리가 학생 때 모르는 것이 있으면 친구나 교수님께 ‘이게 뭔가요?’라고 질문해도 충분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학문적 요소의 질문은 대부분 답이 정해져 있으니 답변이 매우 용이했죠. 하지만 회사업무 진행상의 질문은 익숙해지지 않는 이상 단답형의 답이 나올 수 없는 구조입니다. 일이라는 것은 사람사이에 이루어지며 특정한 절차가 준수되지 않으면 진행이 어렵습니다. 또한 시작부터 끝까지 담당자가 책임지고 관리하고 성과를 창출해야 하며 업무 관련자와 의사결정자에게 정리하여 보고해야 하는 아주 복잡하고 많은 추가적인 요소들을 동반합니다.
기본적으로 질문을 최소한으로 줄이는 노력을 하셔야 합니다. OJT시 가급적 많은 메모를 하고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즉시 다시한번 설명을 부탁하세요. 그리고 회사의 일은 대부분 진행되었던 업무이기 때문에 기존 문서를 확보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이렇게만 하셔도 질문의 빈도가 많이 줄어들 겁니다. 하지만 그래도 질문을 해야 할 경우가 생기겠죠.
어쩔 수 없이 질문을 하게 된다면 이렇게 한번 해보세요. 일단 선배가 바쁜 것은 아닌지,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것은 아닌지를 잘 살펴봐야 합니다. 좀 여유가 있어 약간이라도 호의적이 될 수 있는 상황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본격적인 질문 방법에 대해 생각해봅시다. 회사에서 하는 질문이란 적어도 스스로의 의견이 들어가야 합니다. ‘이게 무엇인가요?’, ‘이걸 어떻게 해야 하나요?’가 아닌 ‘이러이러한 근거로 인해 이건 이렇게 된다고 생각하는데 이게 맞나요?’수준은 되어야 합니다. 이렇게 질문을 하면 적어도 ‘이 녀석이 적어도 생각은 하는구나’라고 생각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결국 대답을 해줄 확률도 높아지겠지요. 사실 가장 좋은 것은 질문하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 입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게 되기 어려우니 꼭 기억하세요.
자 정리합시다. '회사에서의 질문이란?'
‘상대방의 입장과 환경까지 고려하여 소통이 가능할 때 진행해야 하며, 스스로 생각한 질문에 대한 답과 근거를 먼저 제시하고 그것이 맞는지 의견을 요청하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