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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프카 Mar 06. 2020

아내가 웃을 때까지!

지코 <아무 노래> 챌린지와 댄스왕(?) 그리고 큰 웃음

왜들 그리 다운돼있어

뭐가 문제야 say something

분위기가 겁나 싸해

요새는 이런 게 유행인가

_지코 <아무 노래> 가사


2월의 어느 날이었다. 침대에서 뒹굴거리던 아내가 말했다. "아무 노래 챌린지가 유행이던데, 한 번 춰봐." 잠시 주춤했다. 영상으로 얼핏 보긴 했지만 실제 내 몸에서 그 동작을 실천해보진 못했으니까. 무엇보다 연애 초창기 때 근거 없는 자신감으로 "나는 춤을 되게 잘 춰요."라고 말했던 그 말 한마디가 줄곧 발목을 잡았다. 잠깐 기다려달라고 부탁하고, 영상을 몇 번 훑어봤다. 따라갈 수 있는 동작도 있었지만, 쉽지 않았다. 용기를 내어 노래를 틀어달라고 말했다. <아무 노래>가 흘러나왔다.


까르르.


지코와 함께 여러 연예인들이 <아무 노래> 안무에 맞춰 흔든다.

배를 뒤집으며 웃어대기 시작했다. "분명 춤 잘 춘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라는 말을 덧붙이며. 가슴이 아팠다. 이왕 망가진 거, 끝까지 가보자는 심정으로 연속 다섯 번을 흔들었다. 아내는 착실하고 정성스럽게 다섯 번 내내 뒤집어졌다. 웃음은 줬으니까 그걸로 만족하자고 스스로 격려했다.


문득 집안의 분위기가 이상한 날이면 댄스로써 분위기를 변화시켜가야겠다고 다짐한 날이었다. 오늘은 그 다짐을 실천할 날이다. 아내가 어제부터 마음이 심란해 보인다. 퇴근함과 동시에 흔들어야겠다. 웃을 때까지, 쉬지 않고, 묵묵하게!


https://www.youtube.com/user/w3to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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