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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춘프카 Jun 23. 2020

좋은 글은 질문한다

『유일한 일상』4부 : 시작을 망설이는 당신에게

내가 쓰는 글은 딱히 명확한 주제가 없다. 평범한 일상에서 느낀 감정이나 우연히 발견한 장면, 문장, 사람을 기록하는 게 대부분이다. 쓰는 방식과 속도도 그때그때마다 다르다. 하루에 수십 페이지를 써 내려갈 때도 있지만, 멍하게 빈 여백을 마주하며 사색에 잠기는 시간들이 더 많다.


요즘은 더 그런 것 같다. 첫 문장을 쓰다 만다. 글 쓰는 데 관심이 있는 주변 지인들에게 늘 "무엇이라도 써라. 절대 지우지 말고, 일단 써봐."라고 주문하면서, 정작 본인은 필요한 때에 그 외침을 외면해버린다.


누군가 내게 물었다. 언제쯤 책을 출간하실 예정이세요,라고. 나는 아직 한참 남았어요,라고 말했다. 솔직히 언제가 될지 모르겠다. 그냥 아직은 때가 아닌 것 같다. 더 쓰고, 생각하고, 읽고,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농도가 깊어졌을 때쯤, 스스로 애달 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이어지지 않을까. 그렇게 막연한 미래를 그리곤 한다.


'좋은 글은 질문한다'는 문장이 맴돈다. 요즘 내가 쓰는 글은 좋은 질문이 담겨 있을까. 어떤 생각을 느끼게 할까. 쓰는 나는 어떤 마음인가. 익숙한 질문이지만 늘 어렵다.



소개 영상  https://youtu.be/ah1jXl4MaGo


알라딘 인터넷 서점 http://aladin.kr/p/0fTd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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