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장 떠날 순 없지만, 그래도 좋은 두 가지 이유
하나. 요즘 자주 듣는 노래가 있다. 그것은 이상순, 이효리 부부가 함께 만든 <지난여름 바닷가>다. 당장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충동이 자주 출몰하는 나로서는, 그 노래를 듣는 것만으로도 치유되는 기분이었다. 우리 아이를 씻길 때도 듣고, 출퇴근할 때도 듣고, 매일매일 질리도록 듣는다. 좋다. 정말.
둘. 며칠 전 아침이었다. 카카오톡 메시지 알람이 울렸는데, 아버지였다. 그 전날 밤 업무로 강원도 울진까지 이른 새벽부터 출발하셔야 된다는 얘기는 들었는데, 무슨 일일까 하고 졸린 눈을 비비며 확인했다. 영상 하나가 올라와 있었다. 목적지 도착 전 마지막 망원 휴게소에서 바라본 동해 바다 풍경이었다. 시원한 바닷소리와 그 장면을 담아 나와 여동생에게 전해주시는 아버지의 마음이 느껴져서 괜스레 벅찼다. 늘 그랬다. 우리에게 보여주고 싶은 장면이 많으셨고, 꼭 보여주셨다.